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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3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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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제조업체, 노동자에 ‘복종 서약’ 논란

노동자들, 노동기본권 침해 주장
“채용 때 불공정 9개 항 준수 서약 부서 전환·특근 강제 근거 작용”
회사 “서약서로 불이익 준적 없어”

  • 기사입력 : 2021-06-20 21: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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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안의 한 기계공구 제조업체가 직원 채용 과정에서 ‘회사 명령에 절대 순응할 것’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8일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의 주장에 따르면 함안의 A업체는 생산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서약서’와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토록 하고 노동자의 노동권을 지속적으로 침해했다고 밝혔다. 특히 A업체는 지난 2016~2017년부터 노동조합이 설립된 올해 초까지 노동자들을 상대로 서약서를 받아왔다는 것이 경남지부의 설명이다.


    관련 서약서/금속노조 경남지부/

    경남지부가 입수한 서약서에는 ‘본인이 금번 귀사에 채용돼 근무함에 있어 하기 사항을 무위준수 할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귀사의 제 규정·규칙과 명령시달 준수는 물론 상사의 업무상 명령, 지시에 순종하겠음 △전근·전입·출장·기타에 관한 귀사명령에 대해 절대 불평함 없이 순종하겠음 △수습기간 중 본인의 실무 수습상황과 소질을 감안해 회사에서 사퇴를 권고할 경우 무조건 즉시 사퇴하겠음 △귀사의 취업 규칙사항 등을 위반 시 회사의 어떠한 조치에도 무조건 순응하겠음 △본인 및 타인의 연봉 또는 시급을 누설하거나 의도적으로 타인의 급여를 알려고 하지 않겠음 등 9개 사항이 기재돼 있다.

    또 ‘비밀유지 서약서’에는 ‘퇴직 후 최소 5년간은 당사의 경쟁업체나 경쟁을 하려고 하는 업체에 취업하거나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사항이 기록돼 있다.

    A업체 노동자들은 사측이 서약서 등을 빌미로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변경하고 특근을 강제하는 등 노동기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 한 노조원은 “입사를 위해 작성한 서약서가 결국 명령에 대한 복종으로 이어졌다”면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담당 기계를 변경하거나 부서를 전환했다. 또한 반복적인 야간 근무 명령을 하고, 특근을 하지 않을 경우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사실상 특근 강제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 노조원은 이어 “A업체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회사도 아닌데, 5년간 동종업계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임원들에게나 요구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A업체의 서약서 작성 강요가 사실일 경우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와 근로기준법 제7조 강제근로의 금지, 제23조 부당해고 금지 관련 규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금속법률원 관계자는 “서약서 내용 중 ‘순종’, ‘복종’, ‘즉시 사직’ 등의 표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강제근로 금지나 부당해고 금지 규정에 반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면서 “5년간 경쟁업체 취업을 금지하는 조항 역시 민법에 반하는 시대착오적 갑질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A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지난 2007년 창립했는데, 창립 당시 모기업에서 차용해 온 서류(서약서)를 관례처럼 이어진 것 같다. 최근 채용과정 전반을 담당하게 된 새 직원이 서류의 불합리성을 확인하고 이미 없앤 상태”라면서 “서약서 작성이 이뤄질 때도 직원들이 다 이의없다고 했고, 회사에서 서약서를 활용해 불이익을 준 것도 없다. 취업 제한같은 경우에도 퇴사하고 한 달 만에 다른 업체로 간 직원도 있고, 실제로 취업을 하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난 17일 고용노동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번 사안과 관련한 질의서를 발송, 현행법 위반사항에 대한 행정조치를 요구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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