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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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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한약의 표현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최낙명(몸그린한의원 원장)

  • 기사입력 : 2021-06-21 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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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료하면서 종종 단순 건강상담을 할 때가 있는데, 그중 상당한 빈도로 접할 수 있는 것이 매스컴을 통해 접한 요새 떠오르는 음식이나 약재에 대한 질문이다.

    한의학에 국한해서 요약하자면 “이러이러한 약재들을 함께 달여 먹으면 좋은지”, “끓여서 물처럼 마셔도 좋은지”, “건강원에서 흑염소 등과 달여 먹으면 좋은지”, “즙을 내어 먹어도 좋은지” 등의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문진 중 한약을 복용한다지만 실제로는 한약이 아닌 다른 것인 경우도 허다하다. 이 경우 의료기관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오해를 유발하니, 절대 주의해야 하며 의료인 또한 거듭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의료기관에 약인성(藥引性)으로 인한 증상의 환자가 내원할 경우, 한약이 아닌 데 한약으로 오해하여 생기는 폐해가 생각보다 많다.

    한약이 만들어지고 명명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이를 위한 기초이론으로 방제학(方劑學)이 존재한다. 방제학은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배합 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약효를 활용해 질병의 치료 효과를 얻는 데 필요한 이론적인 근거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방제의 구성원리는 군신좌사(君臣佐使) 이론에 근간을 둔다. ‘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에 ‘주병지위군(主病之謂君) 좌군지위신(左君之謂臣) 응신지위사(應臣之謂使) 비상중하삼품지위야(非上中下三品之謂也)’라 했듯이 ‘군약(君藥)’은 방제 중의 주약(主藥)을 말하며 질병의 증상에 대한 주된 치료 작용을 하는 약물을 말한다. ‘신약(臣藥)’은 군약을 보조하고 군약의 부족한 약력(藥力)을 더욱 협조하는 약을 말한다.

    ‘좌약(佐藥)’은 세 가지의 뜻이 있다. ①좌조(佐助) - 겸증(兼證) 또는 부차적으로 중요한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②좌제(佐制) - 군신약(君臣藥)의 약성(藥性)이 너무 준열(峻烈)하거나 독성이 있을 때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구성되는 약물이다. ③반좌(反佐) ? 병의 증상이 중할 경우 약물에 대한 거부반응이 나타나므로 주치약(主治藥)의 약성과 상반된 약물을 사용하여 복용이 용이하도록 한다.

    ‘사약(使藥)’은 두 가지의 뜻이 있다. ①인경(引經) ? 주병(主病)에 대한 약물이 병소(病所)에 이르도록 하는 작용을 하는 약물이다. ②조화(調和) ? 각 방제의 구성약물에 대한 기미(氣味) 즉 약효나 맛의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사용되는 약물로써 대표적으로 각 처방들에서 생강, 대조의 역할이 여기에 해당된다.

    항상 이 원리를 기준으로 약물이 구성된다. 다만 임상에서는 병증의 변화, 체질의 강약, 연령의 차이, 생활습관과 환경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약물들을 가감하여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약물의 기본토대를 두고, 방제구성에 여러 변화를 적절하게 두어야 한다. 이 변화에는 약미(藥味)의 가감약물배오(加減藥物配伍)의 변화, 약량가감의 변화, 제형의 변화가 있다.

    이런 기본원리와 실질적 임상에 있어 다양한 대처를 통한 변화 즉, 진단을 바탕으로 처방조제되는 것이 올바른 한약이다. 따라서 한약이라는 것과 의료인의 진단 없이 약리효과를 기대하며 접하는 대다수의 것들과는 반드시 차이를 두어야 한다.

    최낙명(몸그린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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