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주말ON - 여기어때] 거제 정글돔

와~우!… 열대우림 속으로 IN
찰~칵!… 멋진 추억 만들기 ON

  • 기사입력 : 2021-07-01 21:28:52
  •   
  • 전 세계 동식물의 보고인 아마존강 열대우림 생태계를 체험하는 TV 장면을 보면서 언제 한번 가보고 싶고, 자연의 품에 안겨 보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해외여행을 가는 것부터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런데 거제시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열대우림 깊숙이 있는 식물들을 안전하게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느껴볼 수 있다. 거제시 사등면과 거제면을 이어주는 두동터널을 지나 차로 조금만 달리다 보면 바다 고래를 형상화한 은빛의 대형 유리돔이 보인다. 바로 국내 최대 규모의 돔(Dome)형 유리온실 식물원인 ‘거제 정글돔’이다.

    고래 형상화한 국내 최대 규모 돔형 유리온실 식물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와 계곡서 올라오는 물안개에 감탄이 절로 

    공중 가로지르는 스카이워크 걸으며
    미인수·극락 조화 등 형형색색 열대식물도 한눈에
      
    덥고 습한 정글 빠져나오면 ‘비 내리는 정원’ 상쾌함 뿜뿜
    흑판수·새둥지·빛동굴 등 곳곳이 ‘포토존’

      

    ◇유리온실 식물원 거제 정글돔

    정글돔 외부 전경
    정글돔 외부 전경

    올해 2월 재개장한 거제의 정글돔은 거제시 농업개발원 4560㎡ 부지에 들어서 있다. 세로는 길고, 가로는 짧은 타원형으로 최대 높이 29.7m, 장축 90m, 단축 58m, 총면적 4100㎡에 달한다. 돔형 유리온실 식물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280억원의 예산을 투입, 건설에만 4년여 시간이 걸렸다. 7500여 장의 삼각형 유리를 이어붙인 돔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강풍이 불어도 언제나 돔 내부를 겨울 20℃ 이상, 한여름에는 32℃ 이하의 열대우림지역으로 유지시켜준다. 여행 도중 하늘에서 무심히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고 실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들어왔다면 정글 생태계를 즐겨라!

    일단 정글돔에 들어 왔다면 덥고 습한 기운이 온몸으로 파고드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안경을 끼고 있다면 앞이 보이지 않아 연신 안경을 닦아야 할 수도 있다. 인공적인 구조물이지만 풀 한 포기, 조형물 한 조각을 제대로 관찰하고, 체험하기 위해서는 관람자에게도 탐험을 위한 정글(jungle)스러운 마음가짐이 요구된다.

    계단을 오르면 유리온실 내부의 탁 트인 공간들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이국적인 풍경들로 채워져 있어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와 근원을 알 수 없는 계곡에서 올라오는 물안개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서 있는 기분이 들게끔 만든다.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와 근원을 알 수 없는 계곡에서 올라오는 물안개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와 근원을 알 수 없는 계곡에서 올라오는 물안개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정글돔 내부 2㎞의 외길은 흑판수를 비롯해 보리수나무, 카나리아야자, 미인수, 극락 조화 등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300여종 1만여주의 열대수목이 자라고 있다. 또 중국의 ‘장자제’를 본뜬 석부작 계곡, 커다란 바위산과 동굴로 이뤄진 암석원, 10m 높이의 인공폭포와 조명이 어우러진 빛 동굴 등이 들어서 다양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정글돔의 백미는 공중을 가로지르는 스카이워크. 하늘길을 걸으며 한눈에 들어오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열대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정글돔 밖에도 150여종 2만여주의 다양한 식물 군락과 수변 정원이 조성돼 있다.

    덥고 습한 정글돔을 빠져 나오면 ‘비 내리는 정원’이 반긴다. 탐방을 마친 관람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상쾌함을 제공한다. 단순히 야생 열대우림을 체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떠나는 이의 기분까지 배려한 구도가 엿보인다.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

    “어디서 사진을 찍을까?” 여행지를 찾으면 누구든 자연스럽게 하는 고민이다. 그런데 거제 정글돔에 왔다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일반건축물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외형으로 옆에 있는 수변공원과 함께 찍어도 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사진을 만들어 준다.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덤. 물론 내부에는 흑판수와 새둥지, 빛동굴, 폭포수 등 한 발자국 디디기가 무섭게 멋진 포토존들이 기다리고 있다.

    새둥지 포토존
    새둥지 포토존

    특히, 새둥지(Birds Nest) 포토존은 대기줄이 항상 길다. 높은 곳에서 정글돔 전체를 아우르는 배경 샷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일단 사진을 찍어 보면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둥지 안에서 세상을 다 가진 듯 즐거워하는 아이의 해 맑은 웃음에 문득 옛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한다.

    ※정글돔 관람 시간은 하절기(3~10월) 오전 9시30분~오후 6시(오후 5시 매표·입장 마감), 동절기(11~2월) 오전 9시30분~오후 5시(오후 4시 매표·입장 마감)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거제 시민 4000원·20명 이상 단체 3000원).


    인근에 오감이 즐거운 달빛 조각섬 ‘산달도’도 있어요

    사람들이 붐비는 이색적인 정취의 정글돔을 둘러 봤다면, 이름만으로도 낯설고 설레는, ‘섬’이라는 오묘한 매력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의 여행은 어떨까? 거제식물원에서 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산달도(山達島)가 있다.

    산달도에서바라본 연류교와 섬
    산달도에서바라본 연류교와 섬

    거제만의 중앙에 위치해 예전에는 본섬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섬 속의 섬이었지만, 2018년 연륙교가 생겨 지금은 차로 왕래가 가능하다. 3개 마을에 115가구 200여명의 주민들이 대부분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굴, 바지락, 유자 등의 특산물이 난다. 연륙교 위에서도 섬 꼭대기와 해안도로 절반이 보일 정도로 아담하면서도 조용한 섬이다. 연면적 2.97㎢에 해안선 길이는 8.2㎞다. 산달도는 삼봉(三峰)으로 불리는 3개의 산봉우리가 있는데, 철 따라 세 개의 봉우리 사이로 달이 솟아오른다고 해서 산달도로 일컬어졌다고 한다.

    그림이 그려진 벽담
    그림이 그려진 벽담

    ◇해안 둘레길과 낚시꾼, 그리고 포차

    연륙교를 따라 내려가면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둘레길이 나온다. 차로 돌면 얼마 안 걸리는 거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하거나, 입구에 주차를 하고 산책이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섬 주변의 물빛은 유난히 파랗다. 맑은 하늘빛이 그대로 물에 잠긴 듯하다. 섬 해안도로와 방파제에는 차를 대어 놓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일명 ‘차박’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다.

    섬 해안가를 따라가다 보면 식당과 펜션이 듬성듬성 있다. 포차가 하나 눈에 띈다. ‘이선장 해물포차’ 하얀 바탕의 판자에 붓글씨로 휘갈긴 듯 쓰여 있다. 수족관 쪽으로 가까이 가보니 주인장이 직접 잡았다는 자연산 멍게, 조개, 뿔소라, 낚지 등 신선한 해산물들이 빨간 고무 대야에 담겨 보는 이를 반겨준다.

    ◇바다 위, 섬에서 즐기는 산행

    산달도에는 당골재산(235m), 뒷들산(217m), 건너재산(209m)의 작은 산 세 개를 잇는 등산로가 있다. 제대로 섬 전체 산행을 한다면 총연장 4.1㎞에 3시간 남짓 걸리는 코스지만, 산 한 개만 등정해도 성취감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산달도 당골재산 정상에서 본 바다풍경(왼쪽)과 ‘이선장포차’.
    산달도 당골재산 정상에서 본 바다풍경.

    산 고개를 한 번 올라서면 탁 트인 바다 풍경이 바로 펼쳐진다. 바다가 반짝거려 눈이 부신다.

    산달도 이곳저곳 발길을 옮기다 보면 두드러진 명소는 없어도 작고 예쁜 포구마을을 둘러보는 맛이 쏠쏠하다. 산비탈에서 관광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는 꽃양귀비, 예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집집마다의 벽담들, 갯내음을 더 해주는 가리비 더미, 폐교된 분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산달분교펜션 등 발길 가는대로 부담 없이 풍경에 취해 힐링을 즐기다 보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김성호 기자·사진= 거제시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