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주말ON] 부자 氣받기- 삼성·LG·효성 창업주 이야기 ① 일식양식이 있는 의령

[1부] 또 하나의 가족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의령 좀 안다 말하려면 이것부터 잡숴보시라

  • 기사입력 : 2021-07-02 08:06:48
  •   
  • 삼성그룹 이병철, LG그룹 구인회, 효성그룹 조홍제 회장은 모두 경남 출신 기업인이다. 이병철은 마산에서 정미소 사업을, 구인회는 진주에서 포목점을, 조홍제는 마산에서 철가공업체를 생애 첫 사업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었다. 격정의 시대를 헤쳐나오며 한국 경제계에 별로 우뚝 솟은 이들의 삶 이야기는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성세대에게는 옛 기억을. 청년들에게는 창업과 도전을. 청소년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본지는 이에 지난 1년간 세 분의 출생에서 그룹 회장까지의 삶과 현장 이야기를 취재한 이래호 박사(전 경남개발공사 관광사업본부장)의 기록을 총 50회 연재를 한다. 연재 순서는 1부 ‘또 하나의 가족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2부 ‘순간의 선택이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 3부 ‘조금 늦으면 어떤가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로 나눠 게재한다.

    의령한우국밥·의령소바·의령망개떡
    의령 이름 건 간식 1·식사 2 ‘일식양식’
    메밀로 만든 소바는 ‘장수·재물’ 상징

    의령 초입 ‘솥바위’엔 부자 기운 가득
    세 개의 다리로 당당하게 서있는 형상
    탑바위·불양암 전망대선 좋은 기운이

    이병철의 고향 의령군 시가지 풍경./의령군/
    이병철의 고향 의령군 시가지 풍경./의령군/

    참 좋은 시대다.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대부분 찾을 수 있다. 옛날에는 밤하늘 별을 보고 목적지를 찾아가듯, 지금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아무 걱정없이 전국 곳곳을 손쉽게 찾아간다.

    삼성에서는 전화기에도 갤럭시라는 예쁜 이름을 붙였다. 삼성은 세 개의 별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수많은 별들이 있는 은하의 세계까지 왔다.

    관광지 소개는 감탄사, 형용사, 미사여구를 차용해 설명하여도 그것은 글쓰는 사람이 보는 기준이다. 가장 좋은 여행, 가장 만족스러운 여행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듯 직접 가서 본인의 눈으로 보는 것이 최고의 여행이다.

    인터넷에도 소개되지 않고 관광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몇 곳을 소개하면서 의령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대동여지도나 옛날 지도를 보면 의령은 영산, 삼가, 함안, 진주의 한가운데 있으면서 이들 모든 지역과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이로 볼 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서부 경남의 교통 요충지로 보여진다.

    이렇듯 의령은 외진 곳이 아닌데 심리적으로 오지처럼 느껴진다. 곳곳에 산이 많아 시원한 도로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고속도로 나들목을 빠져나와도 군청까지는 10여분 이상을 가야만 한다. 고속도로에 의령 나들목이라는 이름도 없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의령 가는 나들목이 있는데, 이곳은 함안 군북지역이라 이름도 군북 나들목이다. 의도적 차별은 아니지만 의령군은 억울하다. 지하철역 이름에 대학교 이름이 들어가듯, 의령군에서 도로공사에 요청하여 이병철 나들목이란 이름을 하나 더 붙이면 더 많은 사람이 의령을 기억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의령군을 잘 표현한 글이 있다. ‘의령군지’ 내용의 인용이다. “인물과 풍속을 알려면 모두 그 산천을 봐야 한다. 의령의 진산은 자굴산이고 큰 강은 정암강(남강)인데, 산천이 웅장하고 빼어난 것으로 이름이 나 있다. 의령의 고을 형세는 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뒤로 높은 산을 등지고 있다. 큰 들판과 무성한 수풀은 남쪽 지방에서 경치가 으뜸으로서 다른 고을을 압도할 수 있는 기운이 있다”고 하였다.

    남해고속도로 군북 나들목을 빠져나와 국도를 따라 북상하면 정암교에 이른다. 정암교의 남쪽이 함안땅이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의령이다. 다리를 지나면 반드시 차를 세우고, 내려서 보아야 하는 바위가 있다. 부자의 기(氣)를 주는 그 전설의 바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국민 단어가 된 ‘솥바위(정암)’이다. 큰 부자는 하늘이 준다면 작은 부자는 노력으로도 이루어진다. 솥바위는 노력하는 자에게 큰 힘을 주는 기(氣)가 있는 바위이다. 솥바위 이야기는 내용이 많아 별도로 이야기할 계획이다.

    의령소바
    의령소바

    여행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의령에 가면 양식 일식을 먹어야 한다. 음식 이름이 아니다. ‘양식이란 두 번의 식사를 해야 하고 일식이란 한 번의 간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음식 이름 앞에 지역의 행정 이름이 붙어 전국 곳곳에 ‘의령한우국밥’, ‘의령소바’, ‘의령망개떡’의 간판이 붙여져 있다. 인구 3만이 되지 않는 곳에서 전국적 명성의 음식 이름이 3개나 탄생되었으니 무엇에 비교하라. 의령에 가서 이 세 가지 음식을 먹어보지 않고 “의령을 보았노라” 하면 실례다. 국수를 먹는 것은 장수를 뜻하지만 메밀로 만든 의령소바는 장수와 재물의 의미도 있다. 식당에서 제공한 메밀차를 유리컵에 따라 휴대한 스마트폰 후레쉬를 켜고 그 위에 올려놓으면 순도 100의 황금색이 선명하게 보인다. 황금물을 마시니 재물의 풍족함도 뜻하는 것 같다. 의령국밥의 그 맛은 또 어떤가. 뜨거운 국물을 마시고 시원하다는 역설적 표현을 할 정도다. 전국에 몇 곳 되지 않는 ‘대통령의 국밥집’ 중 한 집이다. 한국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국밥에 얼마나 자존심이 강하면 의령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음식경연도 지역의 좋은 축제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천하에 2명의 임금이 있을 수 없듯 소국밥의 명칭과 맛을 놓고 언젠가는 강 건너 함안 국밥과 일합을 겨루었으면 한다. 함께하면 전국의 국밥 미식가들의 순례지가 될 것 같은 아이디어이다. 작은 군단위 지역의 명칭이 어떻게 음식 앞에 고유명사가 되었을까. 대단하기만 하다.

    의령한우국밥
    의령한우국밥
    의령망개떡
    의령망개떡

    의령에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외 역사적으로 훌륭한 인물이 많다.

    홍의장군 곽재우,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의 기념관과 고택이 의연하게 자리 잡고 있다.

    관광객 유치는 타 시·군에 없는 것이 있거나, 인위적이라도 이색적이거나 특이성이 있는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의령 ‘큰 줄 땡기기’는 세계 문화유산에도 등재된 농경문화 유산의 백미이다. 역사가 깊고 가치가 높아 의령대표 농경축제로 응용되면 멋진 이벤트가 될 것 같다.

    경상도 부자 기 받기는 의령군 정암(솥바위)에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솥바위를 보고 부자 기운을 받는 첫 느낌이 있다. 멀리서 보든 가까이서 보든 처음 보는 순간 솥바위가 세 개의 다리를 내리고 당당하게 서 있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면 기개가 장엄한 무관이 되거나 굴뚝형 기업을 운영할 심성이다.

    또 하나, 처음 본 솥바위가 물 위에 떠 있는 형상으로 보이면 문인이나 학자, IT기업이나 벤처기업을 하면 좋을 심성이다.

    그러나 솥바위가 서 있는 모습과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동시에 보이면 마음이 심란한 상태이니 정암루 올라 자신을 향한 명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처방인 것 같다. 솥바위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탑바위가 있다. 이 탑바위도 기를 주는 곳이니, 의령에 가면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다. 끝으로 필자가 찾은 곳으로, 불양암 절벽 전망대이다. 탑바위 입구에 안내 표지판이 있다.

    여기서 남강의 물줄기와 의령과 함안 지역의 경계를 이루는 끝없는 백사장을 보시라. 석양과 어울릴 때의 풍경은 의령의 천하 2경이다. 천하 1경은 수심 낮은 남강 백사장의 모래들이 올록볼록 용의 비늘처럼 퇴적되어 쌓여있는 풍경이다. 날씨와 남강 물의 양에 따라 쉽게 보여주지 않는 신비감이 있다.

    이래호 ㈜차이나로컨벤션 대표
    이래호 ㈜차이나로컨벤션 대표

    의령여행은 반드시 오전에 의령에 도착하고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오후 일정을 다니다 간식으로 망개떡을 먹는다. 그리고 해가 지면 저녁 식사까지 하고 의령을 떠나야 의령의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가는 것이다. 귀갓길, 차량 정체가 심하면 차 안에서 망개떡을 먹으면서 푸짐하고 고소한 의령 이야기를 하면 피곤함은 덜 수 있을 것 같다.

    <이병철의 한마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두려움이 많이 생긴다. 실패에 대한 부정적 생각보다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래호 ㈜차이나로컨벤션 대표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이명용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