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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라져 버린 주취폭력 노숙자- 이승수(마산동부경찰서 석전파출소 경위)

  • 기사입력 : 2021-07-06 19: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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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인은 마산동부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뺑소니팀)에서 2019년 1월 8일경 합성지구대로 발령 후 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에서 노숙자들이 모여 앉아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운다는 첫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는 노숙자 7~8명이 모여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술에 취해 3~4명은 뒤쪽에서 숙면을 취하고 나머지는 술에 만취가 되어 서로 욕을 하고 고함을 지르며 고성방가하고 있었다. 또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등 불안감을 주었다. 시외버스에서 하차하는 손님들이 이를 보고 신고했으며, 이에 현장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니가 뭔데” 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는 등 위협을 가했다.

    22년 만에 최일선 파출소 근무를 나와 현장 출동했는데 경찰관에게 욕을 하고 위협을 가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황당해 이것 하나만으로 공무집행 방해로 형사 입건한들 불구속 입건밖에 되지 않아 출동한 동료 직원들에게 동영상을 촬영해 하나하나 채증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파출소 직원들이 이 때문에 수고하는 것을 알리기 위해 경남신문 독자기고란에 노숙자들이 사회에 복귀하는데 있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다. 또 경남신문 이한얼 기자가 기고란을 보고 주취폭력 노숙자를 기획취재하는 데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을 현장 취재하고 싶다고 연락이 닿아 작년 8월경 기자와 같이 합성동시외버스터널로 현장을 나가 보니 낮 12시부터 술판을 벌여 놓고 만취해 고함을 지르고 노상에 누워 잠을 자는 장면을 취재해 다음날 경남신문 1면에 보도되었다.

    그후 창원시의회, 마산회원구청사회복지과, 창원시립복지원 관계자 대상으로 합성지구대 주관 지역공동체 치안협의체 회의를 개최해 버스터미널 환경개선 노숙자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리 경찰관은 그 수위가 높은 주취폭력자에게는 주취 폭력을 하나하나 채증하여 증거를 수집하고 시외버스터미널 직원, 청소부, 경비원, 상가 주민들에게 욕설과 업무 방해 등을 하는 노숙자들을 형사입건해 노숙자 5명을 구속 수사했다.

    그 후 노숙자들 사이에 시외버스터미널에 가면 안된다는 소문이 퍼져 노숙자들은 모여들지 않았다. 마산회원구 시의원들과 합성 1, 2동장 등 시외버스터미널 노숙자 대책회의를 합성지구대에서 개최해 환경미화 관련 예산을 지원할 것을 시의원들에게 확답을 받아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으며, 버스터미널 주변시설에 펜스를 설치하고 페인트로 밝고 화사하게 도색해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후 주민들은 합성지구대장에게 감사 전화를 했으며, 이 소식을 듣고 일은 힘들지만 자기가 맡은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승수(마산동부경찰서 석전파출소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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