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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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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미술관' 결국 서울에 짓는다

후보지는 용산, 송현동 2곳중 결정키로…비수도권 반발
"지역에 국립문화시설 확충"…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탄력 주목

  • 기사입력 : 2021-07-07 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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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기증품으로 추진 중인 '이건희 미술관'은 결국 서울에 건립한다. 경남을 비롯해 문화 향유권의 수도권 집중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유치전을 벌였던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문화발전과 균형발전 등을 내세우며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는 대략 30여곳에 달한다.

    다만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국립문화시설을 확충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를 서울의 용산과 송현동 2곳으로 예정했다고 발표했다. 미술관 명칭은 '(가칭)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약칭 이건희 기증관)'으로 정해졌다. 황 장관은 "앞으로 문체부는 관계기관과의 협의, 위원회의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문체부는 지난 4월 이 회장 유족 측이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181점을 기증한 이후 기증품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 전담팀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를 운영해왔다. 문체부는 '이건의 미술관' 부지 선정 원칙에 대해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국가기증의 취지 존중과 기증의 가치 확산 △문화적 융·복합성에 기초한 창의성 구현 △전문인력 및 국내외 박물관과의 협력 확장성 △문화적·산업적 가치 창출을 통한 문화강국 이미지 강화 등 네 가지를 꼽았다.

    황 장관은 “우리 문화재와 미술품에 대한 사랑의 뜻을 국민과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라는 고인의 뜻을 존중해 이 같은 원칙을 정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유족 측이 이미 작가(작품) 맥락에 따라 지방미술관 5곳에 별도로 기증한 점”도 강조했다. 지난 4월 말 기증 당시 광주시립미술관(30점), 전남도립미술관(21점), 대구미술관(21점), 양구 박수근미술관(18점), 제주 이중섭미술관(12점)에 일부 작품이 돌아갔다.

    아울러 비수도권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지원책도 제시했다. 황 장관은 "지역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이번 기증관 건립과는 별도로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권역별 분포와 수요를 고려한 국립문화시설 확충 및 지역별 특화된 문화시설에 대한 지원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를 추진 중인 창원시로서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울산·경남 의원 31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문체부는 '이건희 기증관'의 서울 유치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맹비난했다.

    의원들은 "‘이건희 컬렉션’을 디딤돌로 ‘제2의 빌바오’로 도약하려던 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한 대한민국 지역 시?도민의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간 폭거"라면서 "당장 국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건희 기증관 유치’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주 전에는 '수도권에 두겠다고 발표한 적 없다'던 문체부가 전국 여러 지역이 재정부담을 불사하며 유치 의사를 밝혔는데도, 기어이 국비 1500억 원을 서울에 쏟아붓겠다는 것"이라며 "지난 70년 동안 정부가 이루지 못했던 문화균형발전의 절호의 기회를 문체부가 걷어차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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