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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아파트 값이 가른 수도권과 지방-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1-07-12 20: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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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 정부 들어 지방에 살면서 많은 자괴감을 느낀다. 과연 지방 사람들도 대한민국 국민인지에 대한 의문를 갖게 한다. 하루가 다르게 지방의 군(郡)들은 인구가 줄면서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시 지역들도 성장산업이 마땅찮아 쪼그라들고 있다. 현 정부가 내세웠던 지역균형발전은 유효하고 잘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반대로 수도권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블랙홀처럼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을 잠식해가고 있다. 이런 추세는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이렇다 보니 대한민국은 수도권과 지방공화국으로 나눠야 할 처지가 됐다. 여기에 맞춰 세금 등 모든 것을 차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공공연히 나온다.

    현재 지방과 수도권 간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아파트 가격이다. 경남에서 창원의 아파트 평균가격이 2억4000만원이지만 서울은 평균 11억대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두배라는 말이 실감난다. 서울에서 인기가 좋은 강남 등의 아파트 가격은 20~30억원이 넘는다고 하니 지방에선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경기도의 집값도 많이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젊은층에서 내 집 마련은 요원하고 심각한 출산율 문제 등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현 정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집값안정을 강조했지만 역대 정권 중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르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 가격의 급등은 현 정부의 정책 실패가 가장 큰 요인이다. 정권 초·중반 정치인 출신 국토부 장관이 부동산정책을 주도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일변도, 잦은 정책변화, 시장 무시 등의 자충수를 드러냈다. 후반에는 아예 거대여당이 주도하다 보니 원칙없는 인기영합주의 우선 등으로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여당도 4·7 재보선의 참패를 겪으며 재산세 완화 및 공급위주의 부동산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이 남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심상찮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 상반기에 12.97%(전국 평균 9.97%) 올라 역시 작년 연간치(12.51%)를 뛰어넘었다. 또한 상반기 기준으로 2002년(16.48%) 이래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월간으로도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2.42% 올라 2006년 12월(3.63%) 이후 1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이렇다 보니 최근 한국은행, 기재부, 금융위원회 등 정책당국은 잇따라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재 집값이 고점에 근접해 있는 데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중에는 올해 두 차례 금리인상설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외부에서 경제적 충격이 올 경우 현재 20~30대의 과도한 부채를 통한 주택구매로 인한 집값 폭락을 경고했다. 홍남기 기재부 장관도 단기적으로 소득과 괴리된 주택 가격 상승이 있으나 갈수록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 가격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간에선 풍부한 대기수요에 비해 정부의 주택공급이 따르지도 못하고, 금리도 급격히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 무게를 둔다.

    금리인상을 무기로 들고 나온 정책당국이 현 정부의 남은 기간에는 과연 아파트 가격 급등을 잠재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명용(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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