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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창국제연극제 취소 결정 무척 아쉽다

  • 기사입력 : 2021-07-13 20: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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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적인 야외 공연예술축제인 거창국제연극제가 코로나19의 벽을 넘지 못하고 취소됐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수승대 수변 무대에서 열 예정이던 제31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0일 거창문화재단 직원 5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같이 근무하는 대부분 직원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극단과 업무협의 등 핵심적인 업무 추진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됨에 따라 부서별 의견과 군의회, 지역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야외 공연예술축제다. 프랑스의 아비뇽 페스티벌,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축제로 평가받을 정도로 내실도 있다. 거창 인구의 3배인 20만명이 이 축제를 찾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축제가 코로나19라는 ‘복병’에 발목이 잡혀 개막을 불과 보름 정도 앞두고 취소되는 상황을 맞았으니 무척 안타깝다. 더욱이 2016년부터 불거진 갖은 잡음과 상표권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거창군과 집행위가 연극제를 따로 개최할 정도로 파행을 겪어오다 마침내 정상화의 길을 찾아 올해부터 군이 직접 개최함으로써 행정기관의 대규모 문예행사 운영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시금석이었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군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비장의 작품을 선보이려 많은 준비를 해왔을 극단들의 상실감이 클 것으로 짐작된다. 연극의 특성상 여러명의 예술가들이 함께 공을 들여야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는 만큼 그간 피나는 준비를 해왔을 것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힘겹게 쌓아 올린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꼴이니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군이 이해 당사자들의 상실감을 함께 분담하고 매몰 비용 최소화를 위해 선정 작품 등을 활용해 관내서 연말까지 정기적인 공연을 개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하니 꼭 그렇게 하길 바란다. 거창군은 축제 취소로 실의에 젖어있을 예술인들을 위로하며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배려를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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