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사설] 밀양 재악산 ‘제 이름 찾기 운동’ 지지한다

  • 기사입력 : 2021-07-14 20:20:47
  •   
  • ‘영남알프스’ 9봉 중 대표적 명산인 밀양 천황산의 원래 이름 찾기 바람이 다시 일고 있다. 가칭 ‘재악산 산 이름(표지석) 바로 세우기 운동 추진위원회’는 13일 밀양시청에서 발기인 대회와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시장과 시의회 의장, 도의원, 표충사 주지스님, 문화원장, 향토사학자 등이 참석해 뜻을 함께 했다니 그야말로 범밀양적 산 이름 찾기 활동이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밀양에서 천황산을 원 이름인 재악산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밀양시는 ‘일제가 1923년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하나로 천황산으로 산명(山名)을 바꾼 것’이라며 1995년 경남도에 제1봉을 천황산에서 ‘재악산’으로 개명할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경남도 지명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2015년 4월 밀양시 지명위원회가 ‘재악산 산명 복원’을 의결해 경남도 지명위원회의 심의는 통과했지만, 인근 울산시가 동의하지 않아 그해 12월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다시 부결됐다. 재악산과 수미봉은 각종 지리 문헌 71건에 명백하게 기록돼 있다 한다. 천황봉은 밀양시 단장면 산내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경계에 있는 만큼 울산시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울산시와 국립지리원 국가지명위원회는 오랫동안 사용해온 산명을 정확한 근거 없이 바꾸는 것은 맞지 않고 이에 따른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당시 울산시는 국사편찬위원회에 천황산이라는 산명이 일제 당시 개명된 것인지를 문의한 결과 ‘이미 조선시대부터 널리 사용되어 온 산명’이라는 회신을 받으면서 현 산명 유지로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산시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추진위원회의 주장처럼 일제가 밀양인의 의협심을 잠재우기 위해 일본 천왕을 뜻하는 천황산으로 바꾼 것이라면 바로잡을 명분이 있다고 본다. 밀양인들의 기를 꺾고 순치의 상징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라면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도 검토해 볼일이다. 밀양이 자랑하는 명산에 일제의 ‘불순한 의도’를 남겨둘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위원회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근거를 다각도로 찾아내 당초 취지를 달성하길 바란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