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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경남 로컬리티, 지역혁신의 주체로- 문미경(창원대 LINC+사업단 지역협업센터장)

  • 기사입력 : 2021-07-19 20: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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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지역에서 꽤 오랫동안 먹거리 사업을 해 온 기업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는 연락이었다. 내 일처럼 기쁘고 가슴이 뛰었다. 로컬에서 생산된 잉여 먹거리 가공 및 청년들의 자립을 돕겠다는 사업모델로 사회적기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람사르총회 개최 당시 공식만찬에 지역음식을 제공했던 기업이며 현재는 지역기업으로는 드물게 서울에서 BTS, 블랙핑크 등의 공연 밥차 및 도시락사업을 운영해 온 이 기업이 앞으로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사뭇 기대된다.

    코로나가 가져온 사회변화는 라이프스타일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대규모의 인기 여행지나 도심 중심지는 직격탄을 맞았지만 슬세권(슬리퍼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상권)은 매출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보도를 보며,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로컬과 그 지점이 맞닿아 있다. 풍부한 다름의 소재를 가지고 있는 로컬은 수도권에서 벗어난 변방, 변두리라는 개념에서 탈피해 수도권이나 서울과 다름없는 변혁의 공간으로 재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2008년 이후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창조성, 장소성, 삶의 질,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대안을 고민하며 지역 중심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체제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강원도의 서피비치, 제주도의 로컬 매거진 등 그 지역이 아니고서는 흉내낼 수 없는 창의성과 독창성으로 성공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성공 배경에는 이들의 잠재력과 연대를 지원해 준 중간지원조직과 행정, 교육, 커뮤니티가 존재했다.

    진해의 해군, 남해안의 아름다운 섬들, 웅장한 지리산과 고찰들, 풍성한 먹거리 등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많은 콘텐츠와 자산들이 있고 곳곳에서 그 가치를 알아보고 인생을 계획하는 젊은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동, 남해, 거제, 통영, 밀양 등에서 스타트업들이 만들어지고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밀레니얼들이 열광하는 글로벌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커피도시 시애틀에서 시작됐고, 아웃도어 브랜드인 나이키가 포틀랜드에서 확산됐듯이 경남지역의 로컬리티를 활용한 비즈니스 창업이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

    문미경(창원대 LINC+사업단 지역협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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