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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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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지방대학이 사는 법- 장원(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1-07-21 20: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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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금 안 받고 매월 기본소득 주는 대학이 있다.” 이 대학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벚꽃 피는 순서로 기존 대학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남도 벚꽃이 빨리 피는 지역이니 예외가 될 수 없다. 대학만 그런 것이 아니라, 초중고교는 거의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올 7월 기준 전국의 초중고 폐교 수는 무려 3855개에 달한다.

    우리나라 학교생태계는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는데, 피라미드의 저층과 중간층인 초중고부터 사라지고 있으니, 그 상층부인 대학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물론 수도권 대학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런데 대학도 수도권에 집중되고 따라서 인재도 수도권에 집중되면 비수도권은 어떻게 될까? 한낱 수도권의 변방으로 전락해 수도권에 식량을 대주고, 수도권을 위해 탄소를 흡수해주는 녹지대로만 남게 되지 않을까?

    비수도권 즉 지방이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지방대학이 살아남아야 한다. 대학이 있어야 지역을 먹여 살릴 인재가 나올 것 아닌가. 지방대학을 어떻게 살릴까? 특화되어야 한다. 수도권을 해바라기하는 학생들이 아니라, 지방에서 창조적 삶을 살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학으로 변신해야 한다.

    달이 차면 기울 듯 늘 수도권만 번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작금의 수도권은 환경, 방역, 주거, 일자리, 인구, 교통, 치안 등 제반 분야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모든 문제가 다 수도권 집중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이제는 비수도권의 시대가 온다. 아니 와야만 한다. 비수도권이 살지 못하면 수도권도 같이 죽기 때문이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이미 물리적 공간의 경계는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얼마든지 지방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니 지방대학들은 현재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사실은 큰 기회가 온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창조적 상상력과 발상의 전환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대학들이 이미 생기고 있다.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으로 내려오는 대학을 왜 못 만들겠는가? 등록금 안 받고 기본소득 주는 대학인들 왜 못 만들겠는가?

    장원(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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