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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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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앞두고 4차 대유행… 음식·숙박업계 ‘울상’

경남 전역 ‘5인 집합금지’에
도내 관광지 숙박 취소 잇따라
음식점도 손님 없어 존폐 위기

  • 기사입력 : 2021-07-22 20: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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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말8초’로 대변되는 여름휴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인한 집합금지 조치가 강화되자 숙박, 음식점업계가 시름에 잠겼다.

    이모(34·창원 성산구)씨는 21일 고민 끝에 예정된 휴가 계획을 취소했다. 이씨는 이달 초 방역조치가 완화된 직후 가족 4인과 시부모님까지 총 6명이 묵을 거제 펜션을 예약했다. 하지만 정부가 19일부터 경남을 포함한 비수도권 전역을 대상으로 사적 모임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자 가족끼리 당일치기 근교 나들이만 다녀오기로 했다. 그는 “가족끼리만 갈까도 고민했지만 최근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결국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창원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도착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22일 오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창원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도착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숙박업, 음식점업계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휴가 특수를 기대했으나 갑작스런 된서리에 울상이다. 업계로서는 지난해에 이어 연중 최대 대목인 여름휴가철을 두 번이나 날리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소상공인의 7, 8월 합산 매출은 연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숙박업, 음식점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한 단계 격상될 시 7~8월 기대 매출의 감소 정도에 대해 지방 소재 소상공인의 42.8%가 ‘20%이상 40% 미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7.5%는 ‘40% 이상 60% 미만 감소’할 것으로 답했다. 또한 지방 소상공인의 55.8%가 휴·폐업을 고민(심각하게 고민 20.3%, 고민하고 있음 35.5%)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통영 도남동의 한식당 업주 김미숙씨는 “도남동같은 관광지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가 최대 성수기다. 평년이면 가게가 꽉차서 손님을 못받기도 할 정도였다”며 “단체손님 전용 공간이 있는데 최근 2년여간 한번도 쓴적이 없다. 이달 초에 지침이 완화되며 조금 기대를 했는데 또 이렇게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루하루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1, 2호점을 운영 중인데 한곳은 폐업을 해야할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성 글램핑장의 이현미 운영팀장도 “취소 문의가 계속 온다. 특히 가족단위 예약 손님은 거의 다 취소가 들어왔다”며 “작년에도 평년 대비 예약이 적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30%가까이 더 줄어든 것 같다. 가장 성수기일때 예약이 비어 있으니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거제에서 리조트, 호텔, 레지던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우 대표도 “예약 취소율이 30%가 넘는 것 같다. 올해는 6월부터 7월 초까지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어서인지 예약이 한 달 전부터 넘칠 정도로 많이 들어왔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올 여름은 매출이 회복될 걸로 기대했는데 타격이 막심히다. 만약 집합금지가 8월 중순까지 연장되면 여름휴가는 끝나고 9월은 비수기라 사실상 올해를 날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거제 삼성호텔 전영민 팀장도 “지난해는 5인 집합금지는 없었는데 이번에는 집합금지가 있으니 취소가 더 많다. 충청, 수도권 예약 고객 중심으로 취소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휴가계획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아예 휴가를 계획하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멤버스가 19일 공개한 전국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름휴가 계획’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후 여름휴가 계획 변화가 있냐는 물음에 응답자 중 63.0%가 ‘아직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11.8%는 ‘휴가계획 취소 예정(완료)’, 9.8%는 ‘휴가계획 변경 예정(완료)’로 답했고 15.4%만 ‘계획대로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답했다. 10명 중 약 2명만 확실한 휴가계획이 있는 것이다.

    김모(31·창원 진해구)씨는 “원래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방역 지침이 계속 바뀌니 신경쓰이고 번거로워서 그냥 집에 있기로 했다”며 “집에서 캠핑 분위기를 내고 싶어 간단한 캠핑 용품과 먹거리만 구매했다”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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