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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2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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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경남 노동계 분규 사업장 (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업체 파업 제한’ 맞서 노동3권 찾기 수년째 투쟁

  • 기사입력 : 2021-07-26 20: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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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법 제33조 1항에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헌법에 보장된 세 가지의 기본권이 이에 해당하는데, 아직도 이러한 노동3권이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이 곳곳에 있다. 특히 방산업계의 경우 노동자의 파업권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노동자와 사측의 반목이 더욱 심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자들은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3권의 노조할 권리, 파업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 수 년째 투쟁 중이다.

    ‘삼성테크윈노조’ 명칭 계속 사용
    한화 매각 반대투쟁으로 탄압
    노사 서로 고발 갈등의 골 깊어져

    사측 제기 노조법 위반 재판 관련
    재판부 직권 위헌법률 심판 제청
    헌재 위헌 결정땐 쟁의권 확보

    지난 2019년 9월 창원시 성산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정문에서 ‘한화자본의 금속노조 파괴책동 규탄 경남지부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경남신문DB/
    지난 2019년 9월 창원시 성산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정문에서 ‘한화자본의 금속노조 파괴책동 규탄 경남지부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경남신문DB/

    ◇노조파괴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 방산업체인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은 2014년 전국금속노조 산하 ‘삼성테크윈지회’를 설립했다. 노조는 2015년 회사가 한화그룹에 인수돼 사명이 한화테크윈으로 변경되고, 2017~2018년 계열사 정리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한화정밀기계·한화파워시스템·한화테크윈 등 5개의 회사로 나뉘는 동안에도 명칭 변경 없이 삼성테크윈지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지난 2015년 삼성테크윈이 한화그룹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매각 철회 투쟁을 펼쳤다. 이 과정에 사측은 지회의 금속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무분별하게 업무전환 배치를 하는 등 노조를 탄압했다.

    노조는 사측의 이러한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17년 2월 대표이사와 임원, 본부장을 비롯한 22명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이듬해 사측 관계자 3명을 재판에 넘기고, 6명은 구약식, 2명은 기소유예(범죄 혐의는 인정하지만 여러 상황 등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처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사측은 2017, 2018년 임금인상·단체협약 과정에서 △조합원 교육시간 △노조활동 보장 등 120여개 항목을 두고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사 양측의 갈등은 지속됐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성실 교섭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 30여개를 각 공장에 내걸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두고 ‘무단 설치물’이라며 철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이를 모두 철거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이 와중에 노조는 교섭 진행상황 등을 설명하기 위해 2018년 7월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노조 간부들은 국회의원의 강연회에 참석하는 등 활동을 이어왔다.

    이에 사측은 임시총회와 강연회 참석 등을 일종의 파업으로 규정하고 노조 전 지도부 A씨 등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등 갈등이 더욱 커졌다.

    ◇쟁의권 찾으려는 노동자 노력 계속= 재판에 넘겨진 노조 관계자들 중 전 지도부인 A씨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가 지난달 10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재판부의 판단으로 일단 늦춰졌다.

    재판부는 대신 ‘주로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된 노조법 제41조 제2항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

    A씨와 변호인이 방산업계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법조항은 노조법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라며 재판부를 설득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다. 변호인은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침해만이 이뤄져야 하는데, 생산물량 중 방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한 이 사업장에서 파업을 아예 못한다는 것은 노사 간 갑을관계를 공고히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위헌법률심판 제청 결정문에서 “노조법 제41조 제2항의 ‘주로’라는 단어만으로는 근로자의 업무 중 방산물자의 생산비중이 어느 정도여야 금지대상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고, 시행령 역시 ‘주로’의 의미에 대한 설명 없이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행위만을 단순히 열거하고 있어 명확성의 원칙 및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와 변호인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노조법 제41조 제2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내려져야 정당한 쟁의권을 확보해 추후 노동자의 권익을 신장시키고 사측과 대등한 교섭이 이뤄질 수 있다.

    삼성테크윈지회 관계자는 “한국 노동법은 국제 노동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방위산업체 노동자의 단결권과 쟁의권의 제한도 마찬가지”라며 “헌법재판소는 신중한 검토를 통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번 위헌심판 검토를 계기로 지난 반세기 넘게 방위산업체 노동자의 노동권을 옥죈 악법 조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법률원 김두현 변호사는 “노동3권이 헌법에 보장돼 있다고 하더라도 노사는 기본적으로 갑을관계에 있다. 이러한 권력관계가 있는 한 노동자가 완전한 보호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노동자가 사측과의 교섭에서 대등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힘이 필요하고, 쟁의권 없는 노조는 반쪽짜리 힘에 불과하다. 노동자가 힘을 갖는 유일한 방법이 노조를 만들고 쟁의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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