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남창원농협유통센터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0여 명이 쏟아져 나오면서 검사를 받으려는 인파들로 창원의 오전이 마비됐다.
지난 4일 밤 8시, 창원시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5~6일 오전 10시~오후 4시 30분 성산구 신월동의 용지문화공원 주차장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운영하니 남창원농협마트 이용자의 방문을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2일 해당 유통센터 근무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이틀 만에 관련 확진자가 14명까지 급증한 탓이다.
5일 오전 창원 용지문화공원 내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 일대가 남창원농협 이용객들이 한데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성승건 기자/선별진료소 운영 당일인 5일 오전 용지문화공원 일대의 교통이 마비됐다. 용지문화공원으로 이동을 위해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시청 로타리로 들어선 기자가 선별진료소에 도착한 시간은 9시 20분. 평소같으면 5분이 채 걸리지 않을 짧은 거리지만 창원대로를 점령한 차량들로 교통체증이 심각했다.
선별진료소 인근 주차장은 물론 대로변까지 이미 차량으로 가득했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탓에 창원대로 가장자리 차선은 이중·삼중 주차가 불가피했으며 인근 관공서나 회사 주차장 또한 선별진료소 방문 차량으로 가득 찼다.
어렵사리 주차를 마친 후 용지문화공원으로 들어섰지만, 공원을 가득 메운 인파로 인해 선별진료소 위치를 찾는 것 조차 힘들었다. 선별진료소가 야외무대에 가려진 터라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구분되지 않는 사람들의 고리가 공원을 크게 두 바퀴째를 감고 있었다.
기온이 이미 30℃를 넘긴 오전 9시 30분, 찜통 더위에 PCR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우산과 양산을 펼치고 더위와 싸우고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간과의 싸움을 예상한 듯 챙겨온 캠핑용 의자와 간이의자에 앉아 있었다.
5일 오전 창원 용지문화공원 내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 일대가 남창원농협 이용객들이 한데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성승건 기자/예상치를 웃도는 인파가 몰린 탓일까. 검사 대기열은 사람 간 간격 띄우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더위에 마스크를 턱으로 내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지만 제대로 된 통제 역시 없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따라 공원을 4분의 3가량 돌아서야 임시선별진료소에 도달할 수 있었다. 선별진료소에 인접한 사람들은 일정 거리를 띄운 채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고, 막 도착한 사람들은 선별진료소 뒤편으로 접근해 의료진과 봉사자들에게 불평 아닌 불평을 쏟아냈다.
선별진료소 관계자의 하늘색 셔츠는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짙은 파란색으로 변한 후였다.
오전 9시 50분께 검사 대기열의 가장 앞에 선 중년 남성과 마주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오전 7시 30분에 용지문화공원에 도착했지만, 이제서야 검사를 받는다"고 말한 뒤 의료진의 재촉에 선별진료소 천막 밑으로 들어갔다.
최근 남창원농협마트를 방문해 검사를 기다리던 또다른 시민은 "평소 (감염을) 조심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일상생활과 맞닿은 곳에서 확산이 시작되니 당황스럽고 새삼 코로나19 사태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창원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용지문화공원과 창원 스포츠파크 만남의 광장에 남창원농협유통센터 관련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예상 외로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이날 오후 2시부터 가음정동 가음정공원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추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남창원농협유통센터발 선별진료 대상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해당 마트에 방문했던 이용자이며, 창원보건소는 전체 검사 대상자 규모를 3만여명으로 추산 중이다.
5일 오전 창원 용지문화공원 내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 일대가 남창원농협 이용객들이 한데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성승건 기자/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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