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기고] 문덕수 기획전에 부쳐- 천융희(시인)

  • 기사입력 : 2021-08-09 20:38:23
  •   

  •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 문덕수 기획전(7월 27일~8월 6일)이 창신대학교 도서관 복합문화공간 ‘다온’에서 열렸다.

    이 기획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고 학교 자체 행사로 진행되었는데, 문덕수 선생의 저서 50여권 가운데 20권을 선별하여 전시함으로써 한국 모더니즘 문학 거장의 면모를 재조명함과 아울러 후학들을 위해 창신대에 귀한 장서를 기증해 준 문덕수 선생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 기획전에 전시된 도서 중 시집 ‘우체부’는 총 6부로 이루어진 500행가량의 장시이다.

    선생이 80세에 창작한 역작으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에서 노벨문학상 후보작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모더니즘 시 연구’는 선생이 고려대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인 정지용·김기림·김광균 세 시인을 텍스트로 한 한국 모더니즘 시 연구의 결정판이다. 그 밖에도 ‘새벽 바다’, ‘중학 문법’, ‘청마 유치환 평전’, ‘잠들지 못한 갈대에게’ 등의 시집과 문법서, 평전과 수필집을 만나볼 수 있었다.

    문덕수 선생은 내면성의 미학으로 한국 모더니즘 시의 새 지평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모더니즘 시와 이론의 체계를 세운 업적으로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창신대학교 정보관 3층에 소재한 문덕수문학관은 올해로 개관 21주년을 맞는다.

    문덕수 선생이 2000년에 2만여권의 장서와 서화, 도자기, 수석과 기념품 등 총 490여점을 창신대학교에 기증해서 설립된 문덕수문학관은 대학 소재 문학관으로서는 거의 유일하다 하겠다.

    올 초, 문덕수문학관 TF팀으로, 문덕수문학관 소장 국내 500여권의 희귀본과 영·미·일 등 외국원서 1000여권을 재배치하는 작업에 참여해 희귀본 소개 글을 다는 일을 도운 적 있다. 일일이 자료를 찾아 소개 글을 달면서 오랜 시간 속 잠자고 있던 근대문학의 보물을 재발견하는 감격을 누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해 별세한 한국 모더니즘의 거장 문덕수 선생을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첫걸음인 이번 문덕수 기획전에 이어 문덕수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최남선, 이광수, 백석, 김기림 등의 초간 원본 기획전도 앞으로 열릴 것이다.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 문덕수 기획전을 문덕수문학관 TF팀의 일원으로 참관하며, 문덕수문학관이 창신대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도 사랑받은 열린 문화공간으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해보는 가슴 벅찬 시간이었다.

    천융희(시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