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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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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마저 홀로…창원 무연고 사망자 급증, 대안없나

창원 지역 올해 사망자 23명 발생
늘어나는 무연고 사망… “최소한의 존엄성 지켜줘야”
2016년 9명 비해 2배 이상 증가

  • 기사입력 : 2021-09-27 21: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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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모(55·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씨는 지난 20일 새벽 4시 29분께 양덕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심모(43·여·창원시 진해구 인사동)씨는 지난 7월 30일 새벽 1시께 진해루 앞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임모(44·함양군 대궁리)씨는 지난 4월 창원 용호동의 한 여관방에서 엎드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여관 직원이 발견했다. 임씨의 사망 원인(급성심장사)과 날짜는 모두 추정일 뿐,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언제고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었을 이들의 외로운 마지막은 ‘연고자의 시신 인수 의사 회신을 바란다’는 창원시의 무연고 사망자(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한 사망자) 공고문을 통해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초고령사회에 비대면 생활의 일상화까지 겹치면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무연고 사망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무연고 사망자는 2016년 1820명에서 지난해 2947명으로 5년 새 62% 급증했다.

    창원의 무연고 사망자 역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7일 창원시청 홈페이지 ‘고시공고’ 게시판을 분석한 결과 창원에서는 올해 1월부터 9월 27일까지 총 23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2016년 동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11.7일당 한 명꼴의 무연고 사망자가 생겨난 셈이다.

    연도별(1월~9월 27일 기준)로 살펴보면 2016년 9명, 2017년 15명, 2018년 6명, 2019년 11명으로 4년간 연평균 10명 남짓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17명으로 늘더니 올해는 20명을 넘었다. 이마저도 병원·경찰 등을 통해 창원시에서 파악한 사망자에만 국한될 뿐, 알려지지 않은 사망자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은 현행법상 ‘시신 처리’ 규정에 따라 고인을 떠나보내는 의식도 없이 곧바로 화장된 이후 봉안당에 안치돼 사망 이후에도 외로이 잊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원시의 경우에도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장제비용(무연고 사망자 90만원, 기초수급자 80만원)이 책정돼 있긴 하지만, 비용이 적은 관계로 별도 장례 절차는 없다고 진해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설명했다.

    무연고 사망자가 처한 쓸쓸한 현실 속에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7일 ‘무연고 사망자 장례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마지막으로 존엄성을 지키고 떠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과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3월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공영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이후 여러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를 잇따라 제정·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련 정책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남도 역시 지난달 5일 ‘경상남도 공영장례 지원조례’를 제정했으나, 시행까지는 아직 5개월가량의 시간이 남았다. 이마저도 세부 시행규칙 수립 등의 보완이 필요해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 경남도 노인복지과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공영장례 사업 수행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전체 광역·기초지자체의 절반 정도만 조례를 마련하고 있고 지원대상이나 내용도 지자체에 따라 다르다”면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무연고자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사회적 애도를 통한 최소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영장례가 치러지고, 해당 절차가 전국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김해시는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유가족이나 이웃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관내 장례식장에서 1일장을 치른 뒤 추모의 공원에서 화장, 안치까지 할 수 있도록 15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공영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를 지난 2019년 2월 도내 첫 제정·시행하면서 장례 사각지대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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