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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50억원- 김용훈 (광역자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1-10-06 08: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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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용 훈 광역자치부 차장대우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탈법, 불법, 비윤리적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정이 문제인 것이지, 부자가 되기 위한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도대체 어느 정도의 재산을 모아야 부자일까.

    ▼부자의 기준을 정의한 최근 한 설문조사가 흥미롭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얼마가 있어야 부자일까?’라고 질문한 결과, 평균 액수는 40억원이었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평생 일해도 부자는 될 수 없다고 답했다. 평생 모을 수 있는 재산목표는 평균 10억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니까 평생 뼈빠지게 일해야 부자의 4분의 1 정도는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평생을 바쳐 목돈을 모았다고 치자. 그러나 인생의 종착점 언저리에서 쓸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또는 아파트 등 부동산에 묶여 당장 쓸 돈은 사실 얼마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좀 더 젊은 시기에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을까. 로또의 1등 당첨 금액은 회차마다 다르지만 보통 20억~30억원 대다. 여기에 세금을 빼면 실수령액은 10억원대다. 부자가 되기엔 모자란 금액이기도 하지만 확률은 814만분의 1이다.

    ▼최근 로또 당첨금은 물론 부자의 기준을 뛰어넘어 단번에 부자가 된 한 30대 직장인의 사례가 화제다. 굳이 이름을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 모 정치인의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 물론 게이트로까지 불리는 회사의 뒷배경과 실체에 대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하겠지만 30대 초반의 직장인이 성과금과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이 땅의 직장인들에게 분노를 넘어 허탈감과 상실감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이런 일확천금(?)이 부자의 기준은 아닐진데 혹자는 이런 뒷배경이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될까 두렵다.

    김용훈 (광역자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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