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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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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은 청년농부’ 상황버섯 키우며 부농꿈

산청군 생비량면 전주영씨 가족

  • 기사입력 : 2021-10-18 21: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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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의 이른 오전, 시설 하우스의 출입문을 여니 더운 기운이 훅 끼쳐온다.

    버섯이라 당연히 나무에 붙어 있을 것이라 상상은 했지만 마치 곶감을 말리는 듯 일목요연하게 오와 열을 맞춰 공중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지난 2005년 고향인 산청군 생비량면으로 귀농해 어느덧 16년째 상황버섯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전상수(69)씨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상황버섯 키우기에 뛰어든 딸 전주영(38)씨.

    아버지 전씨는 상황버섯 농사를 시작하며 버섯의 생육과 효능, 선진 농사법에 대한 배움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귀농 1년 만인 2006년 경남과기대 특용생명과학과에 정식으로 입학했다. 4학년 때는 전액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녔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

    귀농 16년째인 아버지와 농장 운영
    대학 졸업후 24살 때부터 버섯 재배
    산청군 여성 1호 청년창업농에 선정

    결혼 후 남편도 귀농해 함께 농사일
    24동서 상황버섯 생산 연 4억 매출
    “버섯 활용한 항노화 제품 개발 목표”

    청년농부 전주영(오른쪽 두 번째)씨가 산청 생비량면 농장에서 남편 이준호씨(왼쪽), 아버지 전상수씨(오른쪽), 어머니와 함께 키운 상황버섯을 들어보이고 있다./산청군/
    청년농부 전주영(오른쪽 두 번째)씨가 산청 생비량면 농장에서 남편 이준호씨(왼쪽), 아버지 전상수씨(오른쪽), 어머니와 함께 키운 상황버섯을 들어보이고 있다./산청군/

    아버지의 상황버섯에 대한 열정은 고스란히 딸에게도 이어졌다. 딸 주영씨는 일찌감치 농업에 뛰어들 각오로 경상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4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상황버섯 농사에 힘을 쏟았다.

    아버지와 딸, 그리고 묵묵히 뒷바라지에 힘쓴 어머니 덕분에 농장은 성장을 거듭해 현재 총 24동(1만3900㎡), 13만개의 원목에서 4.5t(건중량)의 상황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연 매출은 4억1000만원에 이른다.

    부녀는 고품질의 상황버섯을 생산하기 위해 스탠딩(공중재배)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 인증을 받는 등 품질관리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덕분에 경남지역 농협하나로마트 30여곳과 롯데백화점, 롯데호텔을 비롯해 인터넷 플랫폼 15곳 등에 납품하고 있다.

    상황버섯 유기농업기능사와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을 보유한 주영씨는 지난 2016년 남편 이준호씨와 결혼 후 농업경영체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상황버섯 재배와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남편 준호씨는 주영씨의 농업에 대한 열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물론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귀농해 상황버섯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은 아버지가 이뤄온 규모에 비하면 작지만 남편 준호씨가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물론 전국의 상황버섯 청년농업인과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종균 재배와 관리, 유통과 제품 홍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남편 준호씨는 디자인 관련학과를 졸업한 이력을 십분 살려 포장박스 디자인을 직접 맡는 등 큰 힘이 되고 있다.

    주영씨는 산청군의 여성1호 청년창업농이다. 지난 2019년 청년농업인 경쟁력 강화사업에 선정돼 본인의 이름을 건 상황버섯 농업경영체를 설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자신만의 농업경영체 운영을 통해 상황버섯을 활용한 항노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청년농업인으로 선정돼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많은 경우 지원 기간인 3년은 제대로 자리 잡기에 시간이 모자라다”며 “청년농업인 제도가 좀 더 발전돼 청년농업인으로 육성된 농업인 가운데 우수한 성적의 청년 농부를 ‘우수청년농업인’으로 선발해 지속적인 지원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윤식 기자 kim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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