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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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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트렌드] 비건(Vegan)

밥상 오른 가치 소비, 채식
#동물사랑 #건강 #비건 #환경

  • 기사입력 : 2021-11-04 20: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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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이후 사람들이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비건’이라는 단어가 부쩍 눈에 띈다. 예전에는 1970년대 이후 여성을 유혹하려 몰려드는 ‘노는 남자’들을 지칭했던 ‘제비족’이 최근에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와 채식주의를 뜻하는 ‘비건(Vegan)’의 앞 글자를 따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집단을 일컫는 단어로 쓰이게 됐다.

    특히 자신의 신념을 잘 드러내는 ‘미닝아웃’ 성향이 뚜렷한 MZ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착한 소비’ 트렌드로 비건 인구가 늘자 대기업들이 비건 제품 생산에 뛰어들고 있고 경남에도 비건 식재료점, 비건 베이커리 등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과 학생 건강관리를 위한 지난 9월부터 매월 한 번 이상 도내 전 학교와 공립유치원에서 채식 급식을 진행하며 김해시, 창원시 진주시, 거제시, 통영시, 고성군 등 지자체 구내식당에서도 채식의 날을 진행하고 있다.


    ◇비건? 채식주의자?

    비건(Vegan)은 Begining(비기닝)과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Vegetarian(베지테리언)이 합쳐진 단어로 협의로 유제품과 동물의 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성 식품을 지양하는 적극적인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채식주의자의 한 단계를 지칭하는 것이지만 이제는 광의로도 많이 쓰여 단순히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는 채식주의자를 넘어 생활 전체에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 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됐다. 비건 패션은 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을,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재료,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을 가리키는 것이다. 비건, 채식주의자의 종류도 다양하다.(표 참조 )


    비건은 유제품·동물 알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성 식품 지양
    비건 패션·비건 화장품 등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
    생활 전체 지칭하는 단어로 통해

    건강·환경보호·동물권 침해 등
    여러 이유로 식습관 바꿔 채식
    비건 식재료 전문점 드물지만
    ‘미래 위한 가치있는 실천’ 생각
    MZ세대 주축으로 점차 늘어나

    ◇비건이 되는 이유

    지난 11월 1일 ‘세계 비건의 날’ 한국채식연합 회원들은 “진정한 삶이란 나 자신만이 잘 사는 것이 아닌 모든 생명들이 함께 건강하고 평화롭게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의 건강을 살리고 동물들을 죽이지 않으며, 하나뿐인 우리의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채식은 선택 아닌 필수다”고 말했다.

    채식은 건강상 이유, 종교적 신념 때문에 실천하기도 하지만 이처럼 최근 채식에 동참한 다수는 환경보호와 동물권을 염두해두고 시작한 경우가 많다. 매년 대규모의 열대우림이 가축사육을 위한 사료재배지로 불태워지고, 온실가스의 주범 중 하나가 축산업이며 공장식 축산으로 많은 동물들이 학대를 당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1년 전부터 채식을 하고 있는 이미령(34·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씨도 동물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한다는 걸 안 뒤부터 식습관을 바꿨다. 그는 지난해 여름 유튜브서 고발 다큐멘터리 ‘도미니언’을 보고 채식주의자의 길로 들어섰다. 다큐 촬영자들이 농장에 몰래 취직하면서 동물이 도살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을 비롯해 의류에 쓰이는 동물의 털 등을 얻기 위해 자행하는 동물 학대 실상을 여과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쌀가루와 식물성오일을 기본으로 우유와 계란없이 빵을 만드는 '210이하나빵' 내부 모습./이슬기 기자/
    쌀가루와 식물성오일을 기본으로 우유와 계란없이 빵을 만드는 '210이하나빵' 내부 모습./이슬기 기자/

    그는 “원래도 소화기관이 약해서 고기를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다큐를 본 이후 큰 충격을 받아 고기를 못 먹겠다는 생각에 채식을 이어가고 있다”며 “스스로 환경보호에 일조해 뿌듯하다고 생각하는 건 낯뜨겁지만, 폭우가 쏟아지고, 봄가을이 사라지는 등 지구가 아픈 것이 눈에 더 보이니 지구환경이 바뀌기 전에 같이 노력했으면 해서 채식을 권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삶아 초장에 찍어먹는 줄만 알았던 브로콜리를 튀겨먹는 등 다양한 조리법을 통 채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여러 식감, 향, 맛을 잘 알게 됐다”며 “자주 체하던 것도 줄고 사람들로부터 안색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이하나(40)씨는 채식의 시작이 건강 때문이었다. 서울에 살다가 건강악화로 강제 채식하게 된 그는 요양차 가족이 있는 마산에 내려와 비건빵을 직접 만들어 먹다가 판매까지 이르렀다. 그가 운영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210이하나빵’에는 쌀을 주재료로 삼아 우유, 계란을 사용하지 않은 빵들이 선반을 채우고 있다.

    쌀가루와 식물성오일을 기본으로 우유와 계란없이 빵을 만드는 ‘210이하나빵’ 내부 모습.
    쌀가루와 식물성오일을 기본으로 우유와 계란없이 빵을 만드는 ‘210이하나빵’ 내부 모습.

    “빵을 너무나도 좋아하는데 성분이 제게 맞지 않으면 토하기도 해서 비건빵을 찾았다. 당시만 해도 창원에 파는 곳이 전혀 없어 서울·부산에서 공수해 먹다 지쳐 직접 만들었고 가게를 열게 됐다”며 “환경보호나 동물권의 신념을 가진 비건 이외에도 어르신들이 소화가 잘 된다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고, 아기들의 첫 빵으로도 가져가시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 채식할까

    대형마트, 편의점,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등지에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재료들이 많이 늘어 공수할 곳들이 늘어났지만 아직까지 비건 식재료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점은 드물다. 경남에 유일하다시피한 비건 식재료 상점이 창원 신월동에 있는 ‘비건 채식 마켓 마루프’다. 이곳에서 채식에 대한 정보를 얻고 다양한 채식 식재료를 한번에 구매할 수 있다. 콩고기로 대표되는 대체육을 비롯해 비건라면, 비건어묵, 비건잼, 비건간장, 비건 마요네즈 등 각종 식재료들이 진열돼 있다. 콩고기를 유통했던 조은정(40) 대표가 지난해 2019년 시작한 곳으로 올해 6월에는 오뚜기 창원2지점과 협업해 ‘오뚜기 베지라구소스’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비건과 가족들이 함께 찾아와 쇼핑을 도와주는 등 부쩍 비건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는 그는 초보 채식주의자들은 맛있는 채식을 먼저 할 것을 제시했다.

    비건채식마켓 마루프 조은정 대표가 오뚜기와 협업해 콩고기를 넣어 만든 ‘베지라구소스’를 가르키고 있다.
    비건채식마켓 마루프 조은정 대표가 오뚜기와 협업해 콩고기를 넣어 만든 ‘베지라구소스’를 가르키고 있다.
    창원 신월동에 있는 ‘비건 채식 마켓 마루프’./이슬기 기자/
    창원 신월동에 있는 ‘비건 채식 마켓 마루프’./이슬기 기자/

    “낯선 것이라 맛이 없으면 채식을 이어가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먼저 맛이 어느정도 보장된 반조리 제품, 간편식부터 맛본 후 채식 반찬을 경험해보고 채소를 이용한 요리에 도전하는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을 추천한다”며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미래 위해 가치로운 부분으로 실천하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 시작하는 이들이 많고, 이질감을 느끼는 사회적 분위기도 점차 사라지고 있어 점차 비건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채식연합(www.vege.or.kr)에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많은 정보들이 공유돼 있어 초보자들을 위한 채식법이나, 생활 속 채식 방법, 각 지역의 채식식당 등을 알 수 있다. 각종 SNS에 해시태그 #나의비거니즘일기를 통해 채식 요리법과 나름의 방식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비건 베이커리나 비건식이 가능한 식당을 찾는 것도 채식을 이어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창원 신월동에 있는 ‘비건 채식 마켓 마루프’. /이슬기 기자/
    창원 신월동에 있는 ‘비건 채식 마켓 마루프’. /이슬기 기자/
    창원 신월동에 있는 ‘비건 채식 마켓 마루프’./이슬기 기자/
    창원 신월동에 있는 ‘비건 채식 마켓 마루프’./이슬기 기자/

    글·사진=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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