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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초의 국어사전 기증 받아 소장하게 된 의령군

  • 기사입력 : 2021-11-17 20: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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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이 의령군에 기증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기증된 국어사전은 문세영(1895~1952)이 편찬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조선어사전’이다. 이 사전의 의령군 기증은 지난 12일 의령에서 열린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추진 학술발표회’ 자리에서 있었다. 주제 발표자인 백두현 경북대 교수가 자신의 ‘애장품’을 의령군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뤄지게 된 것이다. 조선어 사전은 일제 강점기에 출판된 우리말 관련 3대 도서 중 하나로서, 가장 역사적 저술로 평가되고 있는 귀한 국어 사료다.

    기증된 조선어사전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인쇄 출판된 최초의 국어 사전이자 최초의 뜻풀이(주석) 국어 사전이라는데 있다. 1917년부터 1938년까지 20여 년간 약 10만 어휘를 기록해 놓았다고 한다. 한글맞춤법통일안에 의거해 표기한 최초의 사전이기도 하고, 당시 표준어 보급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하니 귀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출판 이후 약 1만 단어를 추가한 수정·증보판이 나오는 등 국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백두현 교수가 “조선어사전이 순우리말 고유어를 많이 담고 있어 역사적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고 설명한 것도 이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글학회의 ‘큰사전’은 문세영 판 보다 20년 후 출간됐다.

    의령은 일제 강점기 우리말과 글 말살정책을 폈던 일제에 의해 빼앗긴 우리말과 우리글을 되찾고 전승하기 위해 온 정열을 다 바친 국어학자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이다. 국어사전편찬이 발단이 된 ‘조선어학회 사건’ 등의 중심인물로서 일제의 탄압으로 큰 고초를 겪은 고루 이극로, 남저 이우식, 한뫼 안호상 선생이 출생한 곳이다. 백 교수의 기증에는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의령군이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을 건립하려는 것도 세 분 선생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우리말과 우리글 지킴이의 성지로 태어나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으리라 본다. 이번에 백 교수가 기증한 조선어사전이 의령군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의 타당성에 힘을 보태는 값진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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