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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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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풍수가 뛰어난 도동서원과 고산서당

  • 기사입력 : 2021-12-10 0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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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대구시에 도동서원(道東書院)과 고산서당(孤山書堂)이 있다. 달성군에 위치한 도동서원은 한훤당(寒暄堂) 김굉필(金宏弼, 1454~1504)의 도학과 덕행을 숭앙하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대니산 서북쪽 끝자락에서 낙동강을 내려다보며 북동쪽을 향해 앉아있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형적인 풍수적 배치를 하고 있으며 서원으로 내려온 힘찬 용맥(산줄기)을 거슬러 100여 미터 올라가면 한훤당의 묘가 있다. 한훤당 묘가 서원을 지키주며, 서원이 한훤당 묘를 보호하는 상생(相生)의 관계이다. 이러한 배치를 하고 있는 조선의 명망 있는 인물들의 묘와 서원이 전국에 꽤 많다. 서원의 특징 중 하나는 입구나 주변에 학자수가 있다는 것이다.

    도동서원 입구에도 수령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일명 김굉필 나무)가 있어 외부의 흉풍과 살기(殺氣) 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노거수(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있는 곳은 땅의 정기가 좋은 곳이어서 서원의 지기(地氣) 또한 대단히 좋음을 암시한다. 은행나무 우측에는 신도비가 있다. 비석의 귀부(龜趺·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의 받침돌)에는 거북 머리가 두 개 붙어있는데, 한 개의 머리보다 훨씬 더 위엄과 신성함이 돋보인다. 이 또한 은행나무와 함께 서원을 치는 흉한 기운을 막아주고 있다.

    도동서원은 곳곳에 풍수적 비보물(裨補物)이 돋보인다. 공부하는 강당인 중정당을 중앙으로 동쪽 기숙사인 ‘거인재’와 서쪽 기숙사인 ‘거의재’가 중정당의 좌청룡, 우백호 역할을 하여 외부의 나쁜 기운을 차단시키고 바람을 순화시켜주고 있다. 강당 정면 기단에는 여의주와 물고기를 물고 있는 용머리가 4개 있는데, 용은 용왕신을 뜻하며 낙동강물이 넘쳐흘러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일종의 비보물이다. 용왕신은 물을 다스리는 신으로 예부터 수재(水災)를 입지 않기 위해 섬겼다.

    용머리 옆에는 머리가 위를 향한 세호(細虎·작은 호랑이)와 해, 아래를 향한 세호와 달 문양을 새겨두었다. 호랑이는 사악한 악귀를 물리치는 비보물이며 낮에는 해와 밤에는 달과 함께 활동을 한다는 뜻도 되지만 우주를 관장하는 등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다.

    강학을 하는 우물마루바닥은 두텁고 짧은 널빤지를 엮어서 ‘井(우물 정)’자 모양으로 깔았는데 통풍과 방습에 대단히 좋은 구조로 되어있어 좋은 지기를 받으며 학문을 연마했을 것이다. 전사청은 유생들의 음식과 빨래, 청소 등을 하던 사람들이 살던 곳이고 제사 때는 제물을 장만하고 제관들의 숙소로 쓰였다. 전사청은 ‘’ 형상으로 흉풍과 살기를 막는 구조로 되어있다.

    서원의 내부를 최종적으로 보호하는 비보물은 지형에 따라 높낮이를 주고 자연석과 암키와, 진흙을 고루 다져 만든 보물 제350호로 지정된 담장이다. 도동서원은 산을 뒤로 하고 강이 앞에 있어 생기가 새지 않으며 여러 비보 대책을 세운 풍수가 뛰어난 서원이다.

    수성구에 위치한 고산서당은 야트막한 동산인 고산이 주산으로 북동쪽의 남천을 바라보고 있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 때 훼철되었다가 옛터에 강당만 다시 지어 고산서당이라 하였다. 이 서당은 퇴계 이황과 우복 정경세가 강론한 곳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땅심이 강한 용맥이 좌우요동과 상하로 기복을 하면서 내려오다가 생기 충만한 서당 자리에 안착했다.

    서당 근처 계곡은 수태극 형상으로 서당 터에 정기를 공급하고 있다. 땅심이 강한 또 다른 증거로 햇빛을 고루 받아 나무들이 반듯하게 자라고 있고, 용맥이 파이거나 물길이 형성되는 등과 같은 흠이 없으며 석돌(푸석푸석한 돌)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동쪽 편에는 수령이 300년 정도 된 학자수인 느티나무가 있다.

    퇴계가 도산에서 먼 이곳까지 와서 강학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심은 것으로 ‘이황나무’라 명명했다. 옆에는 역시 수령 300년 정도의 노거수인 느티나무가 있는데, 조선중기학자로 대제학을 지낸 우복이 이곳에서 강학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심은 ‘정경세나무’이다. 좌청룡과 우백호가 부실해 담장이 그 역할을 하도록 했으며 마당 앞쪽은 땅의 정기가 서당에서 멈추도록 자연석벽이 꽤 높게 둘러져 있다. 고산서당은 터가 좋은 곳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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