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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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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2022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

  • 기사입력 : 2022-01-07 0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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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임인년(壬寅年)의 해가 왔다. ‘임(壬)’은 오행(五行)으로는 강물이나 바닷물 같은 큰물이며 검은색을 뜻하고, ‘인(寅)’은 호랑이기에 검은 호랑이, 즉 ‘흑호(黑虎)의 해’라고도 한다. 인은 또 오행으론 나무인데, 물은 나무를 생(生)하지만 너무 큰물은 실하게 박혀있는 뿌리를 썩게 해 부목(浮木·물 위에 떠 있는 나무)이 되게 하므로 매사에 과유불급(過猶不及·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제아무리 용맹한 호랑이라도 큰물에 빠지면 속수무책이니 돌다리도 두들기면서 가야 한다. 큰물은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이며 그 지점에는 혼돈의 소용돌이가 치기에 조심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가 있다. 2014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강 또한 큰물에 해당한다. 서양이든 동양이든 강과 바다 같은 큰물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이면서, 한 단계에서 전혀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강을 건너면 저승으로 가는 것이니까 사랑하는 이가 건너지 말기를 애원하는 것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요단강도 죄악 세상에서 천국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큰물이다.

    예부터 큰물에는 파도와 홍수 등의 물을 다스리는 용왕(龍王·용 가운데의 임금)이 있다고 여겨왔다. 고기잡이 어부들은 바다에 나가기 전 반드시 용왕신에게 풍어와 함께 무사히 돌아오도록 도와주기를 바라며 용왕제를 지낸다. 동양에서의 용은 상상속의 신령스런 동물이다.

    창녕군에 ‘기도발’이 잘 받기로 소문난 사찰인 관룡사(觀龍寺)가 있다. 일설에 따르면 절을 창건할 때 화왕산 꼭대기의 연못에 살고 있는 용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절의 이름을 관룡사라 했다고 한다. 구불구불한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한 쌍의 돌장승이 나타난다. 절 입구에 세워 절의 경계를 표시하고 잡귀의 출입을 막으며 풍수적으로 허한 곳에 생기(生氣)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염승(厭勝)과 비보(裨補)를 위한 조형물이다. 한 쌍의 돌장승이 근엄한 표정으로 마주보고 있다. 장승이나 사자상, 해태상 등이 마주보고 있으면 ‘언제나 환영하지만 못된 짓을 하면 누구라도 혼쭐을 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돌장승을 지나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산비탈 주변은 토질이 좋은 마사토(화강암 가루)가 깔려있고, ‘허튼층쌓기’로 조성한 돌담장 사이에 여느 사찰과는 다른 방식인 장대석에 기와지붕을 얹은 자그마한 석문이 있다. 일주문 격인 석문은 밀폐형 돌담장 사이에 있어 기운이 다른 곳으로 새지 않고 오직 석문으로만 드나들어 수구(水口)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담장이 밀폐형이면서 수구가 작기 때문에 관룡사는 생기가 뭉쳐진 기찬 곳이 될 수밖에 없다.

    관룡사 가람배치는 대웅전 좌우측에 있는 칠성각, 명부전과 측면 뒤쪽에 있는 응진전, 산령각, 현당이 계곡의 찬 공기를 막으며 대웅전 좌우측 팔걸이에 해당하는 함월당과 안양료(종무소)가 좌청룡과 우백호가 되어 흉풍과 살기(殺氣)를 차폐시킨다. 탁트여있는 앞쪽으로부터 대웅전으로 부는 세찬 바람과 미세먼지 및 살기를 원음각이 안산(앞산)이 되어 완벽히 막아주고 있다.

    임진왜란 때 유일하게 소실되지 않은 약사전(보물 제146호)의 뛰어난 지기(地氣)와 함께 약사전에 모셔져 있는 석조여래좌상(보물 제519호), 약사전 앞에 있는 삼층석탑(석불, 석탑이 자철광 물질을 함유한 화강석임)에 병을 고쳐주기를 간절히 소망하면 감응이 일어나 기도의 효험을 보게 된다.

    관룡사의 주산은 관룡산이며 구룡산까지 걸친 병풍바위 또한 기도 효험을 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관룡산 줄기 가운데 가장 생기가 충만한 능선 위에 용선대(龍船臺) 석조여래좌상이 있다. 석불은 동쪽을 바라보며 사찰도 보호하고 있는데, 용선대가 가장 기도발이 잘 받는 곳이다. 용선은 사바에서 큰물을 지나 극락으로 가는 배를 말한다. 그렇다. 용선은 인로보살과 지장보살의 인도 하에 큰물을 건너 극락으로 가는 배다. 큰물은 극락으로 인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지만 혼돈의 지점도 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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