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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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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이후 더욱 궁핍해진 예술인들의 삶

  • 기사입력 : 2022-01-10 20: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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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인들의 경제적 궁핍은 비단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최근 들어 제기되는 문제는 수년간 이어진 코로나19의 파문으로 그 궁핍함의 심도가 깊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019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예술인 10명 중 7명이 예술 활동을 통해 연간 평균 500만원 미만의 수입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내내 예술 활동을 해 벌어들인 돈이 겨우 44만2000원이다.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국적으로는 절반 정도가 500만원 이하인데 도내 예술가들은 70.9%가 500만원 미만이다. 수도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으로 지역 예술인들의 재정난이 더 극심함을 보여주는 자료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중 이어지면서 국·공립 공연장과 전시장은 문 닫은 기간이 연 기간보다 많았고 민간이 운영하는 예술공간 역시 ‘코로나 태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예술가들의 궁핍한 상황을 거의 최악으로까지 내모는 꼴이 됐다. 전시장과 무대, 관객이 없으니 이러다 지역 예술과 창작의 맥이 끊어지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음악소리는 들리지 않고 갤러리에도 새 작품들이 걸리지 않으니 그야말로 ‘암울한 예술 빙하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하소연하지 않는 곳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하겠지만 예술 분야는 그게 아니더라도 척박한 경제 구조에서 고군분투했다. 지난 2011년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됐다고는 하지만 지역 예술계는 법 제정 이후에도 실상 나아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문인이 “배부른 것은 바라지 않지만 허기지지 않을 정도라도 수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마다 예술인들의 존엄을 확보할 다양한 지원책들을 공언하고 있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그들이 예술적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조속하고 현실적인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이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촘촘한 실태 조사를 통해 경남 예술의 토양을 ‘기름지지는 않지만 척박하지는 않게’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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