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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깨끗한 시정’ 백날 외쳐본들- 이종구 (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1-24 21: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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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일자 본지 1면에 김해시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21년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도내 공공기관 중 경남도교육청과 함께 1등급을 획득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부패방지 시책평가’는 각 공공기관이 자율적으로 추진한 반부패 활동과 성과를 평가해 공공부문의 청렴 수준을 높이려는 제도로, 김해시의 1등급 평가는 처음이다. 국민권익위 세부 평가에 따르면 김해시는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문화 조성’이라는 연계성 있는 반부패 추진 계획을 바탕으로 내부청렴도 제고를 위한 청렴교육, 간담회, 부당업무지시 관련 매뉴얼 개발, 청렴 독서 릴레이 등 다양한 시책을 개발해 상시 운영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날 발행된 신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김해시 공무원들이 지역의 한 업체 관계자로부터 제주도 원정 골프 접대를 받은 의혹이 알려져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김해시 공무원 3명은 지난 해 11월 지역의 한 업체 관계자로부터 2박3일 일정의 제주도 원정 골프 접대를 받은 의혹이 국무조정실 감찰반에 포착돼 현재 행정안전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만약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해시가 최근 2년간 부패방지와 청렴도 향상을 위해 펼쳐온 노력이 말짱 도루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김해시는 지난 2019년 국민권익위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으로 내려앉아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바 있다. 당시 김해시는 외부청렴도 5등급, 내부청렴도 2등급으로 종합 4등급을 받았는데, 외부청렴도가 낮아진 이유는 2018년에 발생한 공무원 비위 사건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해시는 2019년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4등급을 받았다.

    2019년 청렴도 평가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4등급을 받은 김해시는 이후 청렴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시는 2020년 초 청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청렴도 향상 추진단’을 구성했다.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추진단은 2019년 평가에서 가장 취약하게 나온 인·허가, 공사 분야의 부서장 20여명이 참여해 해당 분야 업무지침과 매뉴얼을 정비,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직무와 관련해 금품이나 향응을 받는 경우 한 번의 비위사실 만으로도 해임 이상의 중징계를 내려 곧바로 공직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강력하게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청렴도 향상 대책이 주효했는지 김해시는 이후 국민권익위의 청렴도 평가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2020년과 2021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청렴도 평가에서는 2020년 1년 만에 2등급으로 상향된 뒤 2021년 2년 연속으로 2등급을 획득했으며,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는 2020년 2등급으로 올라선 뒤 지난해는 1등급으로 수직 상승했다.

    허성곤 시장은 지난 2016년 4월 14일 취임하면서 ‘깨끗한 시정 하나된 김해’를 시정지표로 내세워 공직의 청렴문화 확산에 노력해왔다. 이 시정지표는 김해시청 본관 입구에도 크게 걸려있다. 그러나 위에서 백날 ‘깨끗한 시정’을 외쳐본들 밑에서 따라주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비위 당사자에 대한 일벌백계는 물론 청렴교육을 더 강화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 보여 안타깝다.

    이종구 (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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