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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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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가 주인공] (6) 장애인 육상 경남장애인체육회 강외택

한계 넘어 더 멀리… 아시아를 던진다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
최소 동메달 목표로 구슬땀

  • 기사입력 : 2022-03-14 22: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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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해서 최소 동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강외택(40)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국내 장애인 스포츠의 경우 지난 ‘도쿄 패럴림픽’에서 종합 41위에 오르는 등 저변을 넓히며 발전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활동을 위한 기반이 부족하고, 장애인들이 ‘전업 선수’로 활동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게 현실이다.

    경남장애인체육회 소속 강외택이 지난 10일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곤봉던지기 연습을 하고 있다.
    경남장애인체육회 소속 강외택이 지난 10일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곤봉던지기 연습을 하고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는 제37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원반던지기 3위를 시작으로 38·39·41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원반과 포환, 곤봉던지기 1위(3관왕, 한국 신기록 2개 달성)를 차지하는 등 새로운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경남장애인체육회 소속으로 현재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강외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다. 하지만 훈련을 하는 내내 그의 표정에서는 일반인 못지않은 열정이 느껴졌다. 그는 자신이 주로 하는 종목은 육상 필드(f32) 던지기로, 원반던지기, 포환던지기, 곤봉던지기라고 밝혔다. 원반던지기와 포환던지기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곤봉던지기는 중증장애인(장애등급 f31, f32, f51)에만 있는 종목으로, 비장애인은 물론 장애인도 생소하다. 이날 기자도 곤봉을 던지기는 모습을 보면서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는 곤봉던지기를 주 종목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강외택이 곤봉던지기 연습을 하고 있다./이민영 기자/
    지난 10일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강외택이 곤봉던지기 연습을 하고 있다./이민영 기자/

    그는 곤봉의 매력에 대해 “무게는 작고 가볍지만 그만큼 컨트롤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 부분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았는지도 모르겠다”며 “곤봉던지기는 한마디로 작은 야구 방망이를 누가 멀리 던지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는 종목이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기록 경신을 통해 꾸준히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육상 종목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운동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자신이 운동 체질도 아니고 보는걸 좋아해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그런데 2017년 여름, 지인이 “이런 운동이 있는데 잘하면 돈도 벌고 국가대표도 될 수 있다. 같이 해보자”라는 제안에 단순하게 생각해보다가 같이하게 되면서 육상 종목에 푹 빠지게 됐다. 가족들도 육상 운동을 하는 데 있어 흔쾌히 응원해주고 있다. 그는 “어머니는 제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누구보다 늘 지지해주신다”며 “내가 운동을 하겠다고 하니, 너의 선택에 늘 후회 없이 하길 바란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강외택이 곤봉던지기 연습을 하고 있다./이민영 기자/
    지난 10일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강외택이 곤봉던지기 연습을 하고 있다./이민영 기자/

    그는 첫 대회에서 자신의 삶의 목표와 희망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해 원반던지기 부문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동메달을 땄다”며 “그 당시 몸이 급격하게 나빠져서 수술을 할 상황이었는데도, 자신의 의지 하나만으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메달을 따고 나서 ‘아! 나도 무언가를 해 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나도 큰 목표를 가져도 되는 사람이구나’라는 희망이 생겼고, 새로운 꿈과 목표를 향해 도전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또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 육상 종목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가 가장 힘들 때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며 “장비가 턱없이 부족했고, 전문 지식도 없고 해서 많이 답답했었다. 물론 김선량 감독님이 많은 피드백도 해주시고, 지도도 해주시지만 그 외에는 전부 나의 몫이었기에 늘 목이 말랐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코치 겸 보조인으로 한미옥 선생님이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그래서 그런지 2019년부터 한국 신기록도 세우는 등 힘든 것들이 이제는 즐거움으로 변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곤봉던지기에 대해 “중증장애인들만이 누릴 수 있는 희소성이 있는 경기 종목이다. 남들이 못하는 종목을 나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서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해온 것 같다”고 겸손했다. 반면 경기에 임하기 전에는 늘 “한국 신기록을 세워야지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끝으로 “전국에 f32 등급의 선수는 별로 없으며, f31, f33 등급의 선수들이 많다”며 “조만간 저를 능가하는 인재가 나올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선량 감독은 “운동에 대한 열정이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하다”며 “반드시 해내고자 하는 끈기와 하나라도 더 해내려는 노력파라는 부분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집이 센 부분이 장점이자 단점인데, 가끔 몸을 혹사 시킬 정도로 훈련을 하기도 한다”며 “늘 겸손한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격려했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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