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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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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여기 어때] 창원의 봄꽃 명소

春花가 온다
봄이 움트는 이곳으로… 축제는 없지만 힐링은 가득

  • 기사입력 : 2022-03-24 21: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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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이 핀다. 창원대로는 벌써부터 노란 띠와 분홍 띠가 짙어져 간다. 봄의 전령 매화를 시작으로 개나리, 벚꽃, 유채꽃, 진달래에 이르기까지 온통 꽃잔치가 펼쳐진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꽃은 핀다. 예년처럼 상춘객들의 이동까지는 통제하지 않으니 마스크 단단히 끼고 가벼운 마음으로 봄꽃 구경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봄꽃 하면 벚꽃이요, 벚꽃 하면 진해다. 북적이는 축제는 없지만 대신 한가로이 걸으면서, 또는 드라이브하면서 꽃 마중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 보자.

    저수지를 둘러싼 산책로를 따라 벚꽃은 물론 왕버들, 비비추, 산머루, 꽃창포, 회양나무 등 4000여 종의 수목이 있는 내수면환경생태공원./경남신문 DB/
    저수지를 둘러싼 산책로를 따라 벚꽃은 물론 왕버들, 비비추, 산머루, 꽃창포, 회양나무 등 4000여 종의 수목이 있는 내수면환경생태공원./경남신문 DB/

    ◇알지만 또 가고 싶은 곳= 진해는 벚꽃의 고장이다. 4월이면 도로며, 아파트며 36만 그루 벚나무에 둘러싸여 눈길 가는 곳, 발길 닿는 곳마다 벚꽃 천지다. 진해군항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 연속 중단된 와중에도 벚꽃은 또 만개할 것이다. 진해에서도 가장 아름답게 벚꽃이 핀다고 소문난 이곳, 드라마 ‘로망스’ 촬영지로 알려져 ‘로망스다리’라 불리는 여좌천은 약 1.5㎞ 구간의 개천 양옆으로 땅에는 노란 유채꽃이, 하늘에는 왕벚나무가 드리워져 화려한 벚꽃 터널을 이룬다. 밤이면 LED 불빛과 가로등이 벚꽃을 비춰 낮과는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진해 여좌천.
    진해 여좌천.

    여좌천을 따라 쭉 내려가면 보이는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저수지를 둘러싼 산책로를 따라 벚꽃은 물론 왕버들, 비비추, 산머루, 꽃창포, 회양나무 등 4000여종의 수목을 만날 수 있다. 금방이라도 호수로 뛰어들 듯 기울어진 벚나무 군락이 인상적이다. 경화역은 또 어떤가. 800m 철길 따라 늘어선 아름드리 벚나무에서 꽃잎이 비처럼 떨어진다. 매일 해질녘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불을 밝히는 별빛 조명도 볼거리다. 제황산공원에 올라 진해탑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보면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100여년 전 근대건축물과 벚꽃이 어우러진 고도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진해드림로드.
    진해드림로드.

    ◇벚꽃 비 맞으며 피톤치드 마시며 트레킹 ‘진해드림로드’= 인파 걱정으로 선뜻 꽃놀이에 나서기 두렵다면 비교적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벚꽃 트레킹 코스도 있다. 진해드림로드는 진해시내를 감싸고 있는 장복산 허리를 가로지르는 임도로, 총 27.4㎞ 길이에 4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벚꽃 구경이 목적이라면 안민휴게소에서 대발령 만남의 광장까지 이르는 천자봉 해오름길(10㎞, 4시간 소요)을 권한다. S자 산비탈을 따라 흰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 구불구불 이어지는 안민고개 벚꽃길은 굳이 벚꽃이 아니더라도 사계절 데이트명소로 두말할 것 없다. 안민고개를 벗어나 대발령 쉼터까지 온통 벚꽃 군락과 편백숲이 번갈아 이어지고, 발아래 시가지 풍경과 바다 경관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는 그야말로 꿈 같은 길이다. 안민고개는 차량 진입이 통제되니 느긋하게 걷는다고 생각하고 가보길 권한다.

    진해바다 70리길 중 삼포마을에서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로 향하는 길.
    진해바다 70리길 중 삼포마을에서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로 향하는 길.

    ◇벚꽃터널과 바다풍경 번갈아 춤추는 ‘진해 해안도로 벚꽃길 드라이브’= 차 안에서 하는 꽃 구경은 어떨까? 벚꽃으로 뒤덮인 터널 속을 천천히 두 발로 누비는 느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또 다른 묘미가 있다. ‘드라이브 스루’로 즐기는 진해 해안도로 벚꽃놀이 코스는 속천항에서 출발해 진해루, 소죽도공원, 행암철길, 수치마을, 진해 해양공원을 거쳐 흰돌메공원과 황포돛배 노래비가 있는 영길만까지 총 20㎞ 구간이다.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리다가 조금 잠잠해졌다 싶으면 그새 벚꽃 터널이 등장해 지루할 틈이 없다. 행암에서 삼포로 이르는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줄줄이 피어오른 벚꽃 군락지가 특히 장관이고, 흰돌메공원에서 영길포구까지 약 3㎞ 구간 해안길은 만개한 벚꽃으로 둘러싸여 꽃비 내린 물 위를 떠다니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꼭 드라이브 코스가 아니더라도 모든 장소마다 놓칠 수 없는 매력을 갖췄으니 곳곳에 정차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한다.

    창원교육단지 벚꽃길.
    창원교육단지 벚꽃길.

    ◇창원교육단지 벚꽃길 드라이브= 창원에서 드라이브 스루 벚꽃길 하면 빠질 수 없는 곳, 성산구 내동사거리에서 극동방송에 이르는 일명 ‘교육단지 벚꽃거리’다. 창원에 어느 정도 살아본 사람이라면 굳이 북적대는 진해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이서 꽃구경을 한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12㎞에 이르는 창원대로 양옆으로 쭉 뻗은 벚꽃길도 장관이지만, 솜사탕 같은 벚꽃 터널 아래서 꽃비 맞는 낭만을 안다면 교육단지 벚꽃길을 놓칠 수 없다. 1.3㎞ 남짓한 짧은 거리이지만,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뒤 차 눈치 볼 것 없이 느리게, 여유롭게, 충분히 오랫동안 만끽할 수 있다.

    성산패총 겹벚꽃
    성산패총 겹벚꽃

    ◇남천 벚꽃길·성산패총 겹벚꽃= 창원공단을 가로지르는 남천변 역시 걷거나, 자전거 타거나, 드라이브하기 좋은 벚꽃·유채꽃 명소다. 주말에 오히려 인적이 뜸해 요즘 같은 때에 거리 두고 꽃 나들이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벚꽃이 질 무렵이면 성산패총에 겹벚꽃이 만개한다. 벚꽃이 수수하고 달달한 맛이라면, 겹벚꽃은 풍성한 꽃잎과 진한 분홍색으로 화려한 매력을 뽐낸다.

    현동 덕동마을 동백벚꽃길
    현동 덕동마을 동백벚꽃길

    ◇덕동~가포·구산면 벚꽃길 드라이브= 마산 바다의 수려한 절경을 감상하며 벚꽃길을 달리는 드라이브도 일품이다. 저도 가는 길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구산면 해안도로 벚꽃 터널과 가포 해안 일주도로를 끼고 가로등 불빛 아래 감상하는 벚꽃 야경은 마치 구름이 가지에 매달린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킨다. 현동 덕동마을 동백벚꽃길은 가포까지 약 3㎞ 구간에 만개한 새하얀 벚꽃 터널 아래로 붉은 동백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낸다.

    한편 창원시는 벚꽃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5일부터 4월 4일까지 11일간 여좌천, 경화역, 안민고개 등 진해 벚꽃명소에 차량 진입을 통제한다. 특히 여좌천을 방문하는 상춘객의 교차 보행을 막아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방향 걷기를 운영한다. 안민고개는 차량 진입을 양방향에서 차단해 보행자와 자전거만이 오를 수 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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