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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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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과수농민, 방제작업의 고통- 전영윤(한국항공스포츠협회 단장)

  • 기사입력 : 2022-05-16 19: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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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4년 9월 18일 창녕군 부곡에서 600여 단감연구회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력 4명이 4일 동안 부지런히 쳐야 끝낼 수 있는 작업 면적인 5㏊의 단감밭을 헬리콥터가 5분여 만에 손쉽게 방제 작업을 끝내는 것을 보고 “저런 게 가능한 거야?”라는 탄성을 연발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헬기 항공방제 시연을 보고 이제는 몸으로 때우는 고통스런 방제작업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졌던 과수농가들은 매년 때만 되면 “헬기 올해는 오는 것이냐?”라고 많은 전화가 오지만 오늘날까지도 그 힘든 방제 작업을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다 .

    지난 2021년 8월 30일 창녕군 이방면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던 시국이지만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두 번째로 ‘유인헬기 과수항공방제 기술 발표회’가 열렸고, 전남과 경남 등 지역 곳곳에서 오신 과수농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몸으로 방제 작업 못 하겠고, 이제는 헬기 방제가 가능한 것이냐?”라는 것이었고,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다.

    현재 과수농가는 초고령화, 고임금, 인력부족, 경제성 저하 등 4중고에 시달리면서도 과원을 묵힐 수 없어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며 1년 농사에 방제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보고서도 있을 정도다.

    국내 전체과수 10만1803㏊ 중에 경남의 단감 면적은 5800㏊로 단감의 주산지로 주로 산지에 조성돼 고령자가 SS기 작업이 힘들고 종종 사고로 이어지곤 한다.

    그간 몇 년 동안 드론으로 과수방제를 시도했지만 과수의 특성상 드론의 하강풍으로는 줄기와 이파리 등 나무 전체에 약제 도포가 미약하고 특히 병반과 해충이 붙어있는 이파리 뒷면에 약제가 제대로 묻지 않는 등 효과가 매우 미비해 몇몇 과수 연구소에서는 과수방제에 농업용 드론으로는 안된다는 결론을 2년여 전에 내린 바 있고 농촌진흥청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상남도는 단감의 주산지로 단감 농가들의 고통스런 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국내 최초로 ‘경남농업항공단’을 만들어서 단감 방제작업 만큼은 지자체가 책임지고 지원 하겠다라는 의지를 보여주기를 제안한다.

    누구든지 처음은 어렵고 힘들지만 그 결과는 매우 보람되고 여러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2019년에 발효된 PLS(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와 약해 피해 등 준비하고 넘어야 할 제도도 있지만 그보다 농민들의 힘든 고통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단감 농가들이 새롭게 출발하는 단체장들에게 소리칠 것이다. “과수농사 힘들어 죽겠다”라고.

    전영윤(한국항공스포츠협회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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