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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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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내가 나다울 수 있도록

장미영 (희연커뮤니티케어센터 사회복지계장)

  • 기사입력 : 2022-05-23 08: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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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는 장수의 시대다. 이제 100살쯤 사는 것은 조금만 건강에 신경을 쓰면 충분히 가능해졌지만, 기력은 점점 떨어지고,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기도 하다. 오랜 관념인 효(孝)에 의지하기에는 자녀들의 생활전선 속에는 부모를 돌볼 여유가 부족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가가 나섰다. 2008년 7월, 우리나라에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된 것이다. 제도를 시작한지 어언 15년, 고령화로 인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노인은 점점 늘어만 간다. 그에 맞춰 장기요양시설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수급자나 보호자는 정보 부족으로 혼란스럽다.

    장기요양서비스에는 크게 입소시설과 재가서비스가 있다. 입소시설은 요양원 같은 시설에서 거주하며 돌봄 서비스를 받는다면, 재가서비스는 본인 자택에서 거주하며 주간보호센터와 방문간호, 방문요양·목욕 등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그중 주간보호는 오전에 입소해 오후에 자택으로 귀가하는 것로 병원 동행, 목욕, 위생관리, 치매예방 등을 운영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센터는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1997년부터 운영돼 오고 있다. 주간보호센터를 중심으로 방문간호, 요양, 목욕 등의 재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이용자의 잔존능력 보존과 독립적인 일상유지를 목표로 한다. 센터는 인지, 정서, 신체프로그램을 제공하는 1·2관과 수급자의 개별적 욕구를 파악해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정서교실’도 별도 운영하며 정서 안정과 인지기능 유지를 도모한다. 또한, 기본적인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요리교실 등 주1회 사회적응훈련을 제공하고 있으며, 정서교실에서는 음악, 영화감상, 서예, 바둑, 손글씨 등 특기와 취미를 살릴 수 있는 개별 활동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수요 증가와 함께 이용자 니즈를 보다 세심히 충족시키기 위해 ‘신체증진 활동’과 ‘자기주도 맞춤 프로그램’을 위한 3·4관을 신설·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외연을 넓힌 이유는 이용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기주도적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높이기 위함이다.

    신체증진 활동실은 30m 트랙, 높낮이가 다른 계단,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보행운동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걷기, 스트레칭 등 운동을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신체유연성을 기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자기주도 맞춤 프로그램실 또한 삶의 가치와 존엄을 지키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이용자가 직접 출석을 체크하고 30여 가지의 교구프로그램, 독서, 화초 가꾸기, 음악감상, 그림그리기, 일기쓰기 등 스스로 선택한 프로그램을 수행해 그 결과를 기록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노인 부양 문제로 인해 가족의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노인 돌봄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시스템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불어 이용자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취향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 제공자 입장에서의 일률적인 프로그램 제공에서, 이제는 이용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장미영 (희연커뮤니티케어센터 사회복지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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