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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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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부자 氣받기 삼성·LG·효성 창업주 이야기 52편 연재를 마치며… (下)

(下) 경남 경제 문화유산 가치 재조명
기억을 기록으로, 흔적을 문화유산으로

  • 기사입력 : 2022-07-21 22:13:20
  •   
  • LG 구자경 회장, 1999년 진주 방문 때
    구인상회 터 찾아 기념관 등 건립 희망

    창업주 활동 우리나라 경제사 중요 기록
    경남 곳곳 흔적들 확인·보존 시급

    대한민국 기업사 전시관 건립 힘 모으고
    경남 대표 ‘경제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


    화두를 제시해본다. 창업주의 생가와 경남에서 활동한 흔적을 찾아 복원을 한 후 이를 잘 활용하면 경남을 대표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까?

    # 더 늦기 전에 기록과 흔적은 보존해야 할 경제 문화 유산

    * 구인회 : 진주에서 시작한 첫 번째 포목 가게(일제강점기 번지수 확보). 두 번째 포목 가게(일제강점기 번지수 및 당시 사진 존재). 진주 상봉동 고택(번지수 확인 방법 확보, 당시 사진 존재). 구인회가 협동조합 설립 동기 부여를 준 일본인 무라카미가 운영한 상점 터(찾음). 1920년대 지수마을 협동조합 터(찾음). 한약계의 거상 원준옥과 함께 경영 참여한 진주 마루니 화주 운송㈜ 본점 터(번지 확보).

    * 이병철 : 마산 협동정미소 터(추정하는 위치 몇 곳 확보)

    * 조홍제 : 마산 육일공작소 터 (관련 생존자 증언, 위치 확인). 군북조합 터(미확인). 1961~1967년 한국기원 이사장 기록 찾음. 지수초등학교 졸업 여부(서울에서 초등학교과정 다닌 조홍제 연도별 기록물 및 중앙일간지 확보).

    * 진주 시내 : 일본인이 세운 진주 최초의 백화점인 미나까이 (위치 사진 확보).

    * 구철회(구인회 동생) : 진주에서 경영한 공화상회(위치 확보).

    * 허순구(이병철 매형) : 진주에 설립한 최초의 백화점 문성당(사진을 통한 위치 확인). 허순구의 진주 고택(찾음).

    # 기(氣)받기 일정을 경남의 관광상품으로 개발 제안

    경남에는 특별한 관광상품이 될 만한 매력적인 곳이 몇 곳 있다.

    필자는 이것을 ‘경남 기(氣)받기 관광’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1) 대통령의 기(氣)를 받는 ‘등용문 기(氣)받기’ 코스

    경남에는 김영삼, 노무현, 전두환, 문재인 대통령 등 4명이나 배출된 곳이다. 거제와 김해, 합천과 양산에 가면 생가, 기념관을 비롯,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다.

    2)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장수 기(氣)받기’ 코스

    무병장수는 누구나 희망하는 것이다. 경남에는 대한민국 3대 기도 도량의 한 곳인 남해 보리암을 비롯 기가 센 곳으로 알려진 하동 청학동, 산청 동의보감촌이 있다.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믿음에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3) 중국인이 선호하는 공희발재의 진원지, ‘부자 기(氣)받기’ 코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세 사람과 관련이 있는 지역이 의령군, 진주시, 함안군이다. 이곳에는 창업주가 태어난 고택이 잘 보존되어 있다. 창업주가 첫 사업을 한 지역도 모두 경남이다. 첫 사업장 터도 확인해 공개하면 더없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 경남 세계 문화유산을 관광상품으로 제안

    경남에도 전 세계인의 이목을 받고 있는 문화유산이 있다.

    함양에 가면 남계서원이 있다. 1543년 최초로 건립된 소수서원에 이어 두 번째인 1552년에 건립됐다.

    양산에 천년의 세월을 이어온 통도사(불)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해인사(법), 송광사(승)와 더불어 대한민국 3대 사찰 중 한 곳이다.

    합천 해인사에 있는 장경판전은 팔만대장경을 보존하는 자연의 법칙을 이용한 과학적인 건축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세계 문화유산은 표현 그대로 세계가 인정하는 탁월한 가치가 있는 문화재이다. 경남에 세계 문화유산이 3곳이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지역이다.


    삼성, LG, 효성 창업주 세 명의 연재에 필자가 참고한 문헌과 취재노트
    삼성, LG, 효성 창업주 세 명의 연재에 필자가 참고한 문헌과 취재노트

    # 검증이 필요한 창업주 기록들

    진주 지수면에 K-기업가정신센터가 개관되었다. 진주시, 중소벤처진흥공단에서 정성을 들여 한국 기업사 전시실을 잘 만들어 놓았다. 경향 각지에서 견학, 관광, 교육 목적으로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빙강사로 몇 번 참여했다. 교육생 중 몇 분으로부터 전시실의 기록 내용과 인터넷 검색 자료와 차이가 있다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한 예로 구 지수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는 ‘부자소나무’ 안내판에는 세 사람이 심은 소나무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전시장 안에는 ‘조홍제는 지수보통학교에 다니지는 않았지만…’ 하는 설명을 해 놓았다. 방문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기업가 정신 수도를 선포하면서 사실 관계도 정리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모순이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확실하고 근거 있는 안내가 필요하다. 증명된 자료나 기록을 통해 ‘~카더라’에 대한 오류를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우주선을 발사하는 세계 10대 강국의 기록 문화가 이렇게 허술하게 되어서는 안 된다. 정확한 기록물이 있음에도 사실이 왜곡되고, 심지어 잘못된 내용을 전설로 고착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구자경 회장의 꿈, 구인상회 포목점 터를 기념관으로

    K-기업가정신센터 방문객들은 한국의 대표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볼 수 있는 전시장이 있었으면 하는 의견을 많이 주었다. 특히 1950~1970년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 ‘아빠 어릴 적, 또는 나 때는 말이야~’를 묘사하는 LG화학 생산제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1999년 여름, 구자경 회장이 진주 중앙시장에 들러 아버지가 첫 사업을 한 포목점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 기념관이나 과학관을 짓고자 했다.

    구자경 회장의 생존 시 바람에 관계기관에서 관심을 가지면 우리 고장에 ‘기업 박물관’이나 ‘기업사 기념관’은 반드시 설립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온고지신, 법고창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창업주의 경남 활동 기록과 흔적은 대한민국 경제사의 중요한 기록이다. ‘기억을 기록으로, 흔적을 문화 유산’으로 남겨졌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연재된 신문기사 자료.
    연재된 신문기사 자료.

    # 연재를 끝마치며

    창업주 세 사람 모두 어려서부터 서당에 다녔고, 경전 읽기를 좋아한 공통점이 있다. 창업주 세 사람의 기업 철학을 한자로 조합해 보았다.

    구인회 회장에게는 ‘인화(仁·和)’를, 이병철 회장은 ‘경청(鏡·聽)’을, 조홍제 회장은 창신(昶·新)을, 그리고 세 사람 모두에게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이 가장 적합한 것 같다. 창업주 세 사람이 ‘네카라쿠배’를 경영하는 후배들을 만나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논어를 곁에 두어라. 멘토가 필요하면 남명 조식을 찾아가라. 오래가고 더 큰 기업을 만들고 싶으면 넓은 세상을 더 많이 보고, 인격을 더 넓게 키워라.”

    아차! “글 멀미, 글 멀미” 하면서 윤문을 해준 아내 김다숙과 “확인, 확인” 하면서 원고를 챙겨준 경남신문 이명용 경제부장님, 편집을 위해 노력해주신 강희정 차장님 고맙습니다.

    〈경남신문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래호(전 경남개발공사관광사업본부장)
    이래호(전 경남개발공사관광사업본부장)

    이래호(전 경남개발공사관광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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