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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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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소아 요로감염

이상택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7-25 08: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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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덥고 습한 환경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기에 여름에는 특히 세균성 감염병이 많이 발생한다. 여름철 높아진 기온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 분비량이 많아지고 수분 섭취가 증가하는 등 배뇨 기능에 변화가 일어나기 쉽다. 이때 여아의 경우 뒤처리를 하면서 비뇨기관이 오염물질에 접촉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장, 요관(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을 방광으로 운반해 주는 가늘고 긴 관), 방광, 요도로 구성된 비뇨기계의 한 부분에 세균이 감염된 것을 요로감염이라고 하며, 크게 방광염, 무증상 세균뇨, 급성 신우신염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요로감염의 주된 원인은 장내 세균으로 이 중에서도 대장균에 의한 감염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혈액에 의한 감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요로감염에 걸린 3~4개월 이하의 영아 중 10% 정도는 혈행성 감염으로 인해 패혈증이 발견되기도 한다. 심할 때는 세균이 뇌척수액 공간까지 침범해 뇌수막염이 발생하거나 신장에 침범해 농양을 형성할 수도 있다. 패혈증, 뇌수막염, 신장 농양이 발생하면 치료 기간이 일반적인 요로감염에 비해 상당히 길어지며, 신장 농양은 경우에 따라 수술을 통해 제거하기도 한다.

    어린 영유아에게 요로감염이 잘 발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한 영유아는 분변에 의한 감염이 쉽고, 여아는 남아보다 해부학적으로 항문과 요도 사이의 길이가 짧아 요도가 세균에 의해 감염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생후 12개월 이후에서는 남아보다 여아에게 요로감염이 더 많이 보이지만, 12개월 이전에는 요로계 기형 등으로 인해 남아가 여아보다 3~4배 정도 높게 발생한다. 소아 요로감염의 증상은 연령에 따라 다양하다. 신생아부터 어린 영유아의 경우 38도 이상의 고열이 가장 흔하며, 이외에도 보챔, 수유 감소,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소변 가리기가 끝난 소아에서는 배뇨통, 빈뇨, 옆구리 통증 등의 증상과 함께 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요로감염은 소변배양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요로감염 증상을 호소하는 환아에게서 농뇨(소변 현미경 검사에서 백혈구 5개 이상) 등이 보이면 요로감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후 소변배양검사에서 세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찰되면 요로감염으로 진단한다. 요로감염의 주된 치료는 검사 결과에 따른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치료 기간은 항생제를 투약한 시점부터 1~2주이며, 치료를 시작한 지 만 48시간 정도가 되면 열이 내려간다. 만약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요로감염을 고려하여 치료하게 되며, 검사 결과와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입원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요로감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여아의 경우 배뇨 또는 배변 후 뒤에서 앞으로 닦으면 세균으로 인한 요로감염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앞에서 뒤로 닦도록 신경 써야 한다. 어린 영유아일 경우에는 기저귀를 제때 갈아주고 물로 잘 씻기는 것이 중요하며, 모유 수유가 분유 수유보다 예방에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필요시에 장 기능을 조절하는 약물 또는 요로 생식계의 정상 세균을 보강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유산균 사용이 권장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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