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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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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펄펄 나는데… 확진자 야간 응급실 ‘문전박대’

야간시간대 확진자 대응체계 허술
질병관리청 관리 대책마련 필요

  • 기사입력 : 2022-08-02 21: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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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검사받아 확진자가 되는 것보다 차라리 감기환자처럼 버텼으면 위급 상황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야간 시간대의 확진자의 응급 상황 대응 체계는 허술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양산의 30대 직장인 A씨에 따르면 얼마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 고열이 지속됐다. 문제는 새벽 3시 20분께 체온이 39.8도까지 올랐던 것. 빈사 상태이다시피 한 A씨는 가족의 부축으로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출입 자체를 막아 아무런 처방도 받지 못했다. 해당 응급실은 A씨가 양성 판정을 받기 전날 저녁 해열 주사 처방을 받았던 곳이다.

    하지만 병원측은 “확진자는 입실도 안될뿐더러 해열제 등 주사처방도 할수 없다”며 “오전 9시부터 문을 여는 호흡기 전담클리닉을 방문하든지, 차라리 119에 전화할 것”을 안내했다. A씨의 가족은 바깥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 어쩔 수 없이 119에 전화를 걸었지만, 119상황실에선 ‘응급 격리실이 있는 종합병원으로 문의할 것’을 안내했다. A씨 가족은 다시 인근 종합병원에 문의했지만, “응급 격리실이 다 차서 받아 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A씨는 그날 새벽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사경을 헤매면서 버텨야 했다. 체온은 39도를 계속 넘긴 상태였고 이튿날 아침 9시께 문을 여는 호흡기 전담클리닉을 찾아 해열 주사를 맞고 나서야 체온이 조금씩 떨어졌다.

    A씨는 “고열로 죽을 수도 있는데 확진자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응급 처치로 해열 주사조차 거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심야 시간에 확진자의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의료체계는 현재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것이 의료체계가 잘됐다고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차라리 당초에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고 감기환자처럼 행세를 해왔더라면 해열 처방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양산 보건소 관계자는 A씨의 사례처럼 확진자의 고열 등 야간 응급 상황시 의료체계와 관련해 “질병관리청의 매뉴얼대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해열제로 조절되지 않는 38도 이상의 발열환자는 호흡기환자 진료센터 등을 이용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119 등에 연락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호흡기환자 진료센터는 평일 야간에는 이용할 수 없어 저녁 시간대 확진자의 응급 대처에는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료사진./픽사베이/

    김석호 기자 shkim18@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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