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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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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초록기자세상] 서로 돕고 공생하는 ‘우포늪’과 ‘따오기’

노현승(마산삼진고 1년)
우포늪은 따오기 복원·서식 최적의 장소
따오기 덕분에 우포늪·창녕 더 유명해져

  • 기사입력 : 2022-08-03 0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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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녕의 우포늪은 경남의 대표적인 늪이다. 우포늪 ‘바람길’ 산책로를 걷다 보면 논병아리, 쇠백로, 두더지, 족제비, 남생이, 자라, 두꺼비 등 수많은 동물 또는 동물이 남긴 흔적을 볼 수 있다. 또 수면을 뒤덮고 물가에 무성하게 자라난 생이가래, 개구리밥, 가시연꽃, 마름, 부들, 줄, 갈대 등 480여 종의 식물도 볼 수 있다.

    오늘은 우포늪의 많은 동식물 중 ‘따오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800년대까지만 해도 따오기를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979년 판문점 부근에서 1마리가 관찰된 것을 마지막으로 따오기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대한민국에서 완전히 멸종된 것이다. 따오기 멸종의 원인에는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산업화와 무분별한 농약 사용에 의한 따오기 서식지 파괴와 한국전쟁 후 먹거리 부족으로 인한 포획 및 장신구 제작을 위한 남획이 가장 유력하다.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만난 따오기 모형.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만난 따오기 모형.

    다행히 1980년 중국 산시성 한중시 양현에서 야생 따오기 7마리가 발견되었고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일본 등에서 따오기의 복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따오기 복원지로 왜 우포늪이 선정되었을까? 키가 작아 얕은 물가에서만 먹이 사냥이 가능한 따오기에게 오래된 숲과 논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습지인 우포늪은 최상의 서식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육장에서 태어나 사람에 의해 길러진 따오기는 사냥 실력이 미숙하다. 자연에 방사된 따오기가 미숙한 사냥 실력으로 인해 굶어 죽는 것을 방지하려면 따오기의 먹이가 되는 작은 어류(미꾸라지), 수생생물(민물 새우), 작은 동물(지렁이) 등이 충분해야 한다. 창녕군 주민들은 친환경 농법으로 수생생물이 풍부한 환경을 만들어 따오기 복원을 돕고 있다.

    따오기 복원센터의 연구원, 행정적인 지원을 담당하는 공무원, 농사를 짓는 창녕 주민들, 따오기 보호에 목소리를 내는 환경단체 등 수많은 사람의 노력의 결실로 오늘날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따오기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인간에 의해 멸종한 따오기를 인간이 다시 복원하는 것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에 불과할까? 따오기의 복원이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좋은 점은 없을까? 물론 아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따오기를 볼 수 있는 장소라는 것만으로도 따오기는 창녕군의 관광산업 홍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심지어 따오기가 살아갈 수 있는 장소로서 우포늪 인근의 농경지는 모두 친환경 농법을 활용한다는 것이 인증되어 창녕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은 자연스럽게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되고 다른 지방에서 생산되는 동일한 농산물에 비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따오기와 인간은 상부상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따오기와 같이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동식물이 다시 복원되는 사례가 더 많아지기를, 그리고 더이상 멸종되는 동식물이 없기를 바란다.

    노현승(마산삼진고 1년)
    노현승

    노현승 (마산삼진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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