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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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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소나기 캠페인 2022] (8) 31년간 후원 이어온 김택주씨

“31년 이어온 나눔… ‘후원 롱런’ 비결은 뒤에서 응원하는 마음”
한국국토정보공사 입사 초년생 시절
신문서 본 후원 문구 보고 나눔 시작

  • 기사입력 : 2022-08-09 0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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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경남지역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소소한 나눔 이야기(소·나·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소나기 캠페인의 여덟 번째 순서로 31년 동안 후원을 이어온 김택주(59) 씨를 만났다.

    진주에서 만난 김씨는 호탕한 사람이었다. 시원한 입꼬리와 목소리에서 호쾌한 기운이 묻어났다. 기부 또한 호탕하게 시작했다. 1991년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입사한 초년생 시절, 신문에서 본 후원 문구를 보고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한 달에 만원? 동료들 밥 살 때도 많은데, 만원으로 좋은 일 하는 거면 최고로 좋지!” 당시 그의 월급은 40만원이었다. 그렇게 사회초년생 때 시작한 후원은 계속 이어져 그는 어느덧 진주지사의 지사장까지 달게 됐다. 이제까지 누적된 후원금액은 4000여만원에 달한다.

    31년 동안 어린이재단에 후원을 이어온 김택주 한국국토정보공사 진주지사 지사장.
    31년 동안 어린이재단에 후원을 이어온 김택주 한국국토정보공사 진주지사 지사장.

    ◇‘후원 롱런’ 한 발짝 떨어져 응원하는 마음 가져야= 김씨는 정이 많다. 31년 전 결연후원으로 맺어졌던 인연이 아직도 기억난다.

    “마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4학년 여학생이었죠. 결혼하고 나서 재단을 통해 집에 초대해서 같이 식사도 했어요. 그때는 그런 게 가능한 시절이었죠. 좋은 시간도 보내고, 어느 정도 정도 들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후원이 끝났어요.”

    후원이 종료된 것은 시설에서 지내던 아동이 삼촌과 함께 살면서다. 잘된 일이지만 한번 연결된 인연이 끊긴다는 것에 상심이 컸다. 두 번째로 연결된 아동의 후원도 금방 종료됐다. 김씨는 마음을 다잡았다.

    “사실 후원이 종료된다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에요. 그 친구들이 의탁할 수 있는 가정이 생겼다는 것이니까요. 워낙 정이 많아서 신경도 쓰이고 했는데, 잘 지내게 돼서 감사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죠.”

    한 발짝 뒤로 서서 아이의 행복을 빌고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것. 김씨가 30년 넘게 ‘롱런’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김씨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와 공군을 꿈꾸는 19살 해외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내가 느끼는 기쁨 주변 사람들도 알아가면 좋겠죠= 나의 작은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된다는 것은 보람차고 즐거운 일이다. 김씨도 그렇다. 결연아동이 보내온 편지나 사진을 볼 때 자신이 좋아하는 맛집을 찾은 것보다 백배는 더 즐겁고 기쁘다. 아이들을 위해 해줄 것은 없을까 더 고민하게 된다. 그렇기에 정기후원 외에도 특별한 날에는 재단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사주라며 추가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주변 사람들도 이런 기쁨을 느껴갔으면 한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김씨는 ‘전도사’다. 근무처가 바뀔 때마다 주변을 독려하면서 ‘후원 동료’를 한명씩 늘려간다. 그의 가족도 마찬가지다. 1남 1녀 자녀들도 어린이재단에 정기후원을 진행하고 있고 어느 날 보니 아내 또한 후원을 하고 있었다.

    2017년, 아들이 고등학생이었을 때는 어린이재단에서 진행하는 ‘산타원정대’에도 함께 참여했었다. 크리스마스 날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고 전달하는 행사다. 아들과 경기도까지 버스를 타고 달려가 선물 수십 개를 포장하며 진땀을 흘렸다. 괜히 고등학생 아들이 힘들진 않았을까 눈치를 봤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선물을 뜯어볼 아이들 생각에 나만 신나 있었나 했는데 아들 표정을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뿌듯하고 기쁜 표정이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재단에서 소감을 물어보니 ‘아버지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얘기해줬어요. 그때의 기억이 후원으로 이어진 거겠죠.”

    ◇실천하는 나눔 더 늘려갈 생각에 설레= 한 기관의 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이제 퇴직을 앞두고 있다. 그는 퇴직을 하고 나면 몸으로 실천하는 나눔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어린이재단에서 진행하는 산타원정대와 후원자·아동 만남의 날 등의 행사에 매년 참여한 그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어린이재단에서 실시하는 행사도 더 많이 참여하고 싶고, 또 다른 곳에서도 봉사를 실천하고 싶어요. 벌써 지역 복지관 등에 연락을 해놨죠. 전 아무래도 몸으로 부딪히는 나눔이 잘 맞는 것 같거든요.”

    김씨는 벌써부터 설렌다고 얘기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올해도 내년도 어김없이 아동을 위한 일이라면 달려갈 생각이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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