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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낙동강 물은 깨끗한가- 차상호 (창원자치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8-16 2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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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석동정수장 유충 사태와 관련해 환경부가 16일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깔따구는 낙동강 원수에서 안개무늬깔따구와 국내 미기록종 등 2마리가 확인됐다. 정수처리과정에서 149마리, 정수장 주변에서 14마리가 각각 발견됐는데 유전자 분석을 해보니 총 16종이 확인됐다고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깔따구는 1급수부터 4급수까지 고루 분포하고 종류만 해도 40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아무튼 주로 발견된 종은 안개무니날개깔따구와 노랑털깔따구였고, 지난 2020년 인천에서도 발견된 종들이다.

    원수는 물론 정수처리과정 곳곳에 그리고 정수장 주변지역에서도 발견된 점으로 미뤄볼 때 방충설비 미흡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과지동의 방충망 규격이 촘촘하지 않은데다 일부 파손돼 있었다고 한다. 환경부는 정수장 공간 중에서 개방돼 있는 착수정과 침전지 등으로 깔따구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정수장에서야 발생할 수 있다고 해도 걸러지지 않은 채 가정까지 간 것은 전처리 약품을 적게 주입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장이 나거나 노후화돼서 제대로 작동된 오존발생기는 3대 중 1대뿐이었다고 하니 정수처리과정 전반에 미흡했던 점이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원수에서 발견된 안개무늬날개깔따구가 정수처리과정 전반에 걸쳐 발견됐기 때문에 깔따구나 유충이 원수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가정까지 유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1마리 외에는 원수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같은 원수를 사용하는 반송정수장의 경우 유충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결국 낙동강 원수는 문제가 없고, 정수처리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인 셈이다.

    석동정수장은 2곳에서 원수를 가져와 정수처리한 후 진해지역에 공급한다. 한 곳은 성주수원지(호소수)로 하루 8000㎥를 취수한다. 그보다 6배 많은 물은 본포취수장에서 온 물이다. 성주수원지에서 깔따구가 발견됐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없다.

    중부지방 집중호우 이후 낙동강 보와 하굿둑을 개방했다. 어떻게 됐을까. 강에 있던 녹조가 떠내려오면서 다대포 해수욕장은 녹색으로 변했고, 5년 만에 입수가 금지됐다.

    부산 수돗물 원수를 취수하는 낙동강 물금·매리 지역의 8일 기준 남조류 세포 수는 ㎖당 44만마리가 넘는다. 8월 4일 11만5000마리에서 나흘 만에 4배가 늘었다. 물금·매리지점은 지난 6월 23일 조류 경보제 ‘경계’ 단계가 발령된 후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남조류 세포 수가 2회 연속으로 1000마리가 넘으면 ‘관심’단계, 그보다 10배 이상인 1만마리를 넘으면 ‘경계’단계다. 조류경보 단계별 조치사항에 따르면 경계단계에서는 조류 측정을 주 1회에서 주 2회로 확대하고, 조류 제거 조치를 취하는 한편 정수처리도 강화해야 한다. 낚시나 수상스키, 수영 등 친수활동, 어패류 어획이나 가축 방목 등의 자제를 권고하고 이를 알려야 한다.

    깔따구의 원인이 낙동강 원수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클로로필 농도나 남조류 세포 수, 다대포 해수욕장만 봐도 낙동강 물은 정상이 아니다. 16일부터 내리는 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정부는 대책을 찾아야 한다. 정수장에서 걸러지니 안심하라는 말로는 안 된다.

    차상호 (창원자치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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