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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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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0년간 미개척 외길 걸어온 ‘극동문제연구소’

  • 기사입력 : 2022-08-18 19: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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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7·4 남북 공동성명이 발표된 1972년 북한과 통일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극동문제연구소는 그간 평화통일에 대비한 학술연구는 물론 공산권 국가들에 대한 심층 있는 분석 연구서를 발간하고 북한 경제 전문가 등을 배출함으로써 정책결정자들이나 해외 전문가들에게 통일문제를 함께 고민할 소재를 제공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4개국 대사 등이 패널로 참가한 국제학술회의를 가진 것에서 보듯 국내는 해외 유력 인사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국제학술교류의 장으로 성장해왔다.

    본란이 극동문제연구소 설립 50주년에 주목하는 이유는 당시 금기시된 북한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룬 민간단위의 연구소라는 점에서다. 겨우 3명의 미니 인력구조로 연구소를 출범시킨 박재규 경남대 총장의 토로처럼 ‘노동신문’ 같은 가장 기초적인 북한 자료조차 구하기가 어려운 시절부터 민간단위의 연구소가 북한 및 통일 관련 학문적 토대를 쌓고 학문적 연대를 구축하며 성과를 축적한 것이니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미수복 지역으로 분류돼있지만 체제가 다른 실질적 통치기구가 있는 북한과 국내에 자료가 일천했던 공산권 문제와 한반도 평화통일, 대외정책, 국가안보문제 등을 공공이 아닌 민간 연구체가 반세기 동안 연구해왔다는 것은 학술사적으로도 기록할 가치가 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외길을 민간연구소가 50년을 쉼 없이 걸어왔으니 그간의 어려움도 충분히 짐작된다.

    극동지역을 포함해 복잡 다난한 국제정세 속에 국가 간 이해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미묘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한반도로서는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다양한 지혜와 지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평화통일문제나 안보를 둘러싼 정책연구개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이관세 극동문제연구소장이 “그간 쌓아온 역량과 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학술연구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연구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처럼 지난 50년간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통일과 안보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는 연구소로 더 크게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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