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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디지털 시대에 종이신문이 살아남는 방법은- 이상규(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2-08-22 21: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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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시장은 일반적인 경제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신문값의 경우 지방지 월 구독료가 1만원인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물어보는 독자들이 있다. 우리가 배달음식을 시키면 아무리 배달료가 저렴하다고 해도 한번에 1000원에서 2000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신문은 한 달에 토·일요일을 제외한 20일간 매일 신문을 배달하면서 1만원밖에 하지 않는다.

    신문의 원가라고 할 수 있는 종이값이나 신문에 실린 기사의 취재·편집 가치는 ‘0’원이라 가정하자. 하지만 배달료만 계산하더라도 월 구독료는 최소한 2만원은 넘어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신문 가격은 거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신문사의 독특한 운영 방식 때문에 가능하다. 신문사의 가장 큰 수익이 광고수익인데, 지금까지는 신문에 실리는 광고 덕에 이런 유통구조가 가능했다.

    그런데 언론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이런 구조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종이신문을 보는 독자들이 중앙지, 지방지 할 것 없이 해마다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신문 쇠락에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무엇보다 급변하는 디지털 언론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신문 종사자로서 아침에 신문을 펼쳐보는 게 일과의 시작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부터 먼저 켜서 본다. 스마트폰을 통해 그날의 날씨를 체크하고 기사를 보고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이어 직장에서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포털에 실린 기사를 검색하고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기사를 본다.

    이 같은 언론 환경의 변화로 인해 외국의 신문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종이신문 독자수가 갈수록 하향 곡선을 긋고 있으며, 미국의 지역 언론사 숫자도 줄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UNC 허스만 미디어저널리즘스쿨이 발간한 2020년 언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9000여 개에 달하던 미국 신문 수는 2019년 말 6700여 개로 줄었다. 그 결과 미국 3143개 카운티 중 지역신문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곳이 200군데에 달한다. 이른바 ‘뉴스의 사막화’가 일부 지역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최형두 의원은 “2019년 미국 언론학계의 화두는 ‘뉴스사막’이었다. 지역신문사가 대거 폐간되면서 전국적으로 동네뉴스가 사라지는 사막화 현상이 나타났는데 그 빈틈을 가짜뉴스와 유령 매체가 들어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길 것이라는 게 그 요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종이신문을 읽는 주요 독자들이 갈수록 고령화하고 있는 것도 신문사 입장에선 고민이다. 젊은 세대 가운데 종이신문을 보는 이들은 별종에 속할 정도로 숫자가 적다. 하지만 젊은 세대가 뉴스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각종 언론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역시 뉴스를 소비한다. 이들 대부분이 일찌기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접해 오히려 언론이 디지털화에 성공할 경우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지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지역신문의 필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뉴스의 사막화가 나타난 곳에선 지역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한 창구를 잃게 되고, 이는 지역 쇠퇴 또는 지역 소멸과도 이어진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좋은 뉴스를 생산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뉴스 종사자의 몫이지만, 지역 언론의 활성화에 대해선 지역사회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이상규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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