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북상] 사라·루사·매미… 힌남노 ‘역대급 가을태풍’ 기록될까
8월 말~ 9월 발생… 엄청난 피해루사 비·매미 바람 역대 최고치… 힌남노 풍속·강우량 매미급 예상
- 기사입력 : 2022-09-04 20:02:13
- Tweet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남해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상이다.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태풍 ‘사라’나 ‘매미’ 상륙 때보다 더 낮은 중심기압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대 큰 피해를 남긴 가을 태풍으로 이름을 남길 것인지 주목된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연합뉴스태풍의 위력을 의미하는 중심기압은 ‘힌남노’의 경우 950hPa이다. 위력이 가장 강했다고 꼽히는 ‘사라’(951.5hPa)와 두 번째로 기록된 ‘매미’(954hPa)보다 강한 상태로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한 태풍으로 꼽힌다. ‘힌남노’의 순간 풍속은 초속 60m로 ‘매미’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예상되며 강우량 또한 최대 400㎜로 ‘매미’와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4일 오전 태풍 힌남노 예상경로를 발표하며 역대 영향력이 컸던 태풍과 그 피해 규모를 언급했다.
1959년 발생한 태풍 ‘사라’는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국내에 영향을 끼치며 그해 추석이 있던 17일 남해안에 상륙해 영남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당시 부산에서 측정된 풍속은 50㎧(시속 180㎞)가 넘었고 사라 때문에 국내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은 849명에 달해 사라는 최악의 태풍에 빠지지 않고 이름 올린다.
2000년대 들어서는 8월에 발생한 ‘루사’ 인명피해가 가장 많았다.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피해를 줬는데 20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실종됐으며 6만308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피해액은 5조1419억원으로 이는 역대 국내 영향 태풍 재산피해액 가운데 1위다.
당시 루사가 국내로 진입할 때 남해상 해수면 온도가 26도로 평년보다 2~3도 높아 강한 세력이 유지됐고 이 영향으로 2002년 8월 31일 강릉에 870.5㎜ 비가 내려 우리나라 역대 일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제주시 고산 일최대풍속은 43.7㎧(시속 157㎞)에 이르기도 했다.
루사 다음으로 재산피해액이 컸던 태풍은 2003년 9월에 발생한 ‘매미’다. 2003년 9월 12일 제주 고산 일최대풍속이 51.1㎧(시속 185.5㎞)로 기록됐다. ‘바람의 태풍’으로 불리는 매미는 일최대풍속으로 따졌을 때 태풍의 영향으로 가장 강하게 관측된 바람 중 역대 1위다. 이날 최대순간풍속은 최고 60㎧(시속 216㎞)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미’는 남해지역에 410㎜ 비를 뿌리며 특히 경남지역에 많은 피해를 안겼다. 당시 마산 해운동 일대에는 태풍으로 인한 최대 439㎝의 해일이 덮쳐 부두에 야적돼 있던 통나무들이 내륙으로 1.3㎞나 이동해 건물 지하통로까지 밀려 들어왔다. 이 때문에 지하상가에 고립됐던 8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매미는 4조2225억원의 재산피해액을 남겼고 사망자와 실종자는 각각 119명과 12명, 이재민은 6만1844명이 발생했다. 또 2004년에는 제15호 태풍 ‘메기’ 때문에 7명이 목숨을 잃었고 4712명이 집을 잃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액은 2500억원이었다. 2016년에는 제18호 태풍 ‘차바’로 6명이 사망하고 6714명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는 2150억원 발생했다.
이 예보관은 “이 숫자들 하나하나에 많은 사람의 슬픔과 회한이 담겨 있다. 힌남노는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되며 강한 바람과 많고 강한 비가 예상되니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특히 피해가 컸던 사라, 루사, 매미는 모두 ‘가을태풍’이다. 가을태풍이 더 강력한 기상학적 이유는 하지와 추분 사이 북태평양 적도 인근 태양고도가 높아 햇볕이 매우 강하게 내리쬐면서 해수면 온도가 연중 가장 높아지기 때문이다.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태풍이 북상할 때 세력을 유지·증대할 수 있도록 해 강한 태풍이 더 많이 발생한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가을태풍이 더욱 늘고 그 강도도 세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태풍을 여름철 기상현상으로 생각하는 인식을 변화시키고 해마다 가을철 농작물 등 피해를 미리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혜·어태희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경남도의회도 '힌남노' 대비 태세
- [태풍 힌남노 경남 관통] “매미보다 센 태풍” 마산자유무역지역 또다시 긴장
- [태풍 힌남노 경남 관통] 물폭탄·강풍 몰고 6일 아침 최근접
- [태풍 힌남노 경남 관통] 창원 시내·마을버스 16개 노선 운행 안 한다
- “모래주머니 더 지원해달라” 마산합포구 4000개 추가
- 침수 잦은 마산합포구 일대 ‘차수벽’ 가동
- 역대 최강 ‘힌남노’ 경남 관통… 되살아난 ‘매미 악몽’
- 경남지역 재해위험지역 주민 2248명 대피
- 태풍 힌남노 직격탄 사천시 ‘초비상’
- 창원시 재난 긴급회의… 재해취약지구 시설물 점검
- [태풍 힌남노 북상] 상습침수지역 주민 안전한 곳 대피하고 외출 삼가야
- ‘초강력’ 태풍 힌남노, 6일 오전 8시께 경남 관통
- 尹 “태풍 완벽 대응해야… 선조치 후보고 하라”
- [사설] 태풍 ‘힌남노’ 경남 상륙 예상, 대비에 빈틈없어야
- 경남도 ‘힌남노’ 대비, 재대본 비상 2단계 가동
- 박완수 경남지사, 태풍 대비 배수장 현장 점검
- 경남지방병무청, 5~6일 병역판정검사 중단
- [태풍 힌남노] 6일 오전 경남 해안 근접…사흘간 최대 300mm 폭우
- 경남도, 태풍 ‘힌남노’ 총력대응… 재대본 비상1단계 가동
- [태풍 힌남노] 제주 한라산에 240㎜ 넘는 비…대응태세 돌입
- 힌남노, 6일 오전 상륙…지난달 집중호우 때와 비슷한 폭우
- 함양산삼축제, ‘힌남노’ 북상으로 일시 중단 결정
- 의령군, 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른 대비 만전
- 함안군,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 대비 사전 점검
- 박완수 경남지사, 태풍 ‘힌남노’ 대처상황 긴급점검
- 남해대교 통행 제한…태풍 힌남노 북상 대비
- 태풍 ‘힌남노’ 대비 경남 모든 학교 6일 원격 수업
- ‘힌남노’ 6일 오전 경남 남해안 상륙 전망, 주말엔 강한 비
- 창원시 태풍 '힌남노' 대비 분야별 점검
- 부산시교육청, 태풍 ‘힌남노’ 북상 비상근무 돌입
- 수과원, 초강력 태풍 '힌남노' 양식장 피해 예방 당부
- 이지혜,어태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