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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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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감 부족 국가 기간산업 보호, 국수주의 아니다

  • 기사입력 : 2022-09-06 19: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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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오송선에 투입되는 동력 분산식 고속차량 입찰과 관련, 창원상공회의소가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에 국내 기술로 제작된 고속열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건의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일감이 부족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국내 기업이 선정되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달라는 게 건의의 골자다.

    한국철도공사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평택~오송선은 최근 운행열차 선정 입찰 참가자격 조건이 완화되면서 스페인의 열차제작사도 입찰에 참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고속철도차량 제작 기업과, 관련 부품기업들이 일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가뭄에 콩 나듯’ 발주되는 철도차량 입찰 문호가 외국사에게까지 개방되는 것이니 입찰에 참가한다고 해도 낙찰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번 입찰은 한국형 동력 분산식 고속차량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관련 업계의 경영난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는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외국기업이 참여할 여지가 생기면서 국내서 철도차량 제작 한길을 걸어온 많은 기업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국가 기간교통수단인 철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근간이 되는 철도차량 제작산업은 후방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기술집약형 산업이다. 수많은 인력과 기술력, 시간과 자원이 투자되는 기간산업이다. 해당 기업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가 기간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정열을 투자했다. 이런 기업군이 현재 일감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시행한다고 해도 국수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 받을 일이 아니다. 해외 선진국들이 자국 내 기간산업의 기술과 기업 보호를 위해 앞다투어 높은 진입 장벽을 세우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우리도 기간산업 보호육성을 위한 적절한 울타리를 치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 기간산업의 기술력을 유지·발전시키고 해당 기업이 소재한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측면에서 창원상의가 건의한 내용과 같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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