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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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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막자”… 뜬눈으로 경남 지킨 1만4000여명

도·시·군 공무원 7200여명, 소방·경찰 인력 6900명 투입
지역 곳곳서 안전예방 총력…축대 고정·주민 대피 설득

  • 기사입력 : 2022-09-06 20: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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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 경남을 지나갔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안전을 지킨 일등 공신은 태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5일 밤부터 6일까지 뜬눈으로 경남을 지켰던 소방관, 경찰관 그리고 지자체 공무원들이었다.

    태풍 힌남노를 대비해 경남도와 시·군 공무원 7231명을, 경남소방과 창원소방은 각 2870명과 151명을, 경남경찰은 3971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이들은 지역 곳곳을 뛰어다니며 안전 예방에 총력을 쏟았다.

    소방관들이 5일 밤 진주에서 태풍에 대비해 금이 간 담벼락을 부수고 있다./경남소방본부/
    소방관들이 5일 밤 진주에서 태풍에 대비해 금이 간 담벼락을 부수고 있다./경남소방본부/

    경남도는 정부보다 선제적 단계의 재해대책본부 비상 근무를 가동하고,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도지사 중심 각 실국원장 책임제로 재난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도는 이 기간 배수장 606곳, 해안침수위험 지역 74곳, 전통시장 64곳, 반지하 주택 434곳, 산사태 위험지역 2625곳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이나 재해 취약시설, 생활권 중심시설을 점검했다. 또 재해예방사업장 165개소와 재해 복구 사업장 22개소, 인위적 절개지 43개소를 중점 점검했다.

    경남도 권고에 따라 창원시 등 16개 시군은 선제적으로 위험지역 주민 2512명에 대한 사전대피를 완료했고, 마창대교와 거가대로 등 주요 도로와 둔치주차장, 세월교, 산책로 등 266곳을 통제하고 여객선 23척 운항을 중단하는 등 북상하는 태풍에 대비했다.

    도는 시군과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5차례에 걸쳐 시군 태풍대책회의를 진행했으며, 18개 시군에 협력관 및 현장상황관리자를 파견했다. 도와 시군 공무원들은 119소방상황실과 소방서에 상황관리관으로 투입돼 현장에 대응하기도 했다.

    더불어 태풍 북상에 따른 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피해 우려 지역 및 농가 등의 사전 현장점검을 추진했고, 태풍 대비 과수 농작물 조기 수확을 독려하며, 시군 공무원들이 지원을 나서면서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소방은 태풍이 상륙했을 때 강풍으로 인해 시설물이 부서지거나 날아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예방에 특히 힘을 썼다. 진주 신안동 한 마을에서는 담벼락에 금이 가 지나가는 사람이 다칠 수 있다고 판단해 아예 담벼락을 부수는 조치를 취했다. 거제 장목면에서는 가정집 뒤편의 축대가 부서질 위험이 있어 축대를 고정했다. 강풍에 날아가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간판을 고정하는 일도 다수 있었다.

    6일 창원시 용지로 일대에서 성산구청 직원과 자생단체 회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창원시/
    6일 창원시 용지로 일대에서 성산구청 직원과 자생단체 회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창원시/

    경찰은 지자체 공무원과 함께 침수됐거나 침수·낙석 위험이 있는 도로를 밤새워 지켰다. 창원 마창대교, 진해 사도마을·영길마을 입구 해안로, 진해 여좌 굴다리, 마산합포구 동전고개로와 현동교차로, 거제 거가대교, 양산 지방도 1077호선, 김해 진례 송정, 김해 주남주유소, 김해 진영 금산초교, 진주 칠암동과 강남동 일대 도로, 의령 20번 국도, 밀양 산외면 용할교·활성2교, 상동면 매화교, 함양 함양읍 공설운동장 앞 도로 등 14개 지점에서 진입하는 차량을 우회시켰다. 김해 진영읍에 있는 산복도로에서 물이 찬 도로에 고립된 차량을 끌어내기도 했다. 함양에서는 순찰을 하던 경찰이 함양 고운체육관 앞 왕복 2개 차로에서 토사가 유출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군청에 통보해 복구를 완료했다.

    소방과 경찰은 인명피해 발생을 최대한 막기 위해 위험지역 주민들의 태풍 대피를 설득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자체 공무원과 함께 대피명령을 거부한 고성 주민 1명과 사천 주민 2명을 설득해 안전시설로 대피시켰다.

    인접한 울산에서는 음주를 한 남성이 하천에 있다가 물에 빠져 실종돼 수색이 진행되고 있고, 부산에서는 유튜버가 마린시티 방파제에서 태풍 상황을 생중계하다가 파도에 휩쓸려 구조되기도 했지만, 경남에 긴급한 인명구조 신고는 없었다.

    태풍이 지나가고 난 후에도 소방은 2차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거제 일운면에서는 태풍에 교회 종탑이 부서져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 부닥치자, 소방대가 주민 출입을 막고 포클레인 등을 동원해 종탑 처리에 나섰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에서 떨어진 대형 간판을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마산어시장에서는 2층 창문이 파손돼 창문을 제거했다. 밀양과 창원의 가정집에서는 에어컨 실외기 지지대가 일부 파손돼 다시 고정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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