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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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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애국심의 크기- 박해영(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 기사입력 : 2022-09-12 19: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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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운동가 안중근 선생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하얼빈’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소설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을 전후로 기술돼 있는데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만난 청년 안중근의 고뇌가 가슴에 사무쳤다. 안중근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순국선열의 희생 덕분에 오늘의 평화를 누릴 수 있기에 늘 감사한 마음을 안고 있다.

    우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공헌한 사람들을 위해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민주유공자, 참전유공자 등 보훈대상을 정하고 예우와 지원을 하고 있다. 공적에 따라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국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희생의 숭고함은 같을진대, 각 유공자의 처우에 차등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

    특히 월남전 참전유공자들에 대한 대우는 개선돼야 한다. 당시 우리의 젊은이 32만여명이 파월, 이 중 1만6000여명이 사상했다. 월남행 호송선에 오른 그들이 울음 섞인 군가로 죽음의 공포를 잊어보려 안간힘을 쓰면서도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로 향했던 것은 그것이 사랑하는 가족과 국가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타국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희생 덕분에 가족들은 배고픔을 면하고 국가는 도로와 공장을 건설해 산업화의 초석을 놓았으며 현재의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작 꽃 같은 청춘을 바친 그들에게 남은 것은 평생 동안 심신을 파고드는 고엽제 피해와 같은 전쟁의 상흔뿐이다. 전국 월남전 참전유공자는 18만2700여명, 이 중 경남에 1만2200여명이 있다. 경남도는 2017년 관련 조례를 제정해 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들에게 잃어버린 청춘과 건강한 몸을 되돌려 줄 수 없지만, 얼마간의 수당과 지원으로 그 희생에 보답할 수 있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약도 없는 불치병과 다름 없는 고엽제 피해로 고통받으면서 어렵고 외롭게 사는 고령의 참전유공자들이 점차 세상을 떠나고 있다. 하루빨리 지자체의 선심성 예산을 줄여 명예수당을 높이고, 조건 없이 의료 지원을 해야 한다. 국가를 위한 희생엔 크고 작음이 있을 수 없다.

    박해영(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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