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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콘텐츠산업이 경남의 미래다- 김영덕(경남문화예술진흥원 원장)

  • 기사입력 : 2022-09-26 19: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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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년 전인 지난 2004년 하버드대학교 조지프 나이 교수가 처음으로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언급했다. 그가 말하는 소프트파워란 군사력과 같은 물리적 힘(Hard Power)이 아니라 자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매력을 말한다. 그런 매력을 창출하고 소비토록 하는 가장 강력한 자원 가운데 하나가 요즘 대세인 콘텐츠산업이다. 특히 그간 드라마, 대중음악, 영화, 게임, 웹툰 등에서 거둔 K-콘텐츠의 매력은 조지프 나이 교수가 말하는 소프트파워라고 할 만하다.

    소위 K-콘텐츠는 경제적 성과는 물론 전 세계에 걸쳐 한류팬을 양산했고 K-푸드, K-뷰티로까지 확장되면서 한국에 대한 긍정 이미지를 한껏 끌어올렸다. 우리 외교관이 70년 넘게 해내지 못했던 일들을 대중문화콘텐츠가 단숨에 한국의 매력과 국격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콘텐츠산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전체 산업 평균보다 높은 성장력과 팬덤 및 로열티를 기반으로 전방위적인 경제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히트하면, 콘텐츠 자체만이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 등에서 다양한 연관 및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 콘텐츠산업의 묘미다. 실제 ‘오징어게임’의 경제효과는 수조 단위라고 하며, 등장했던 의상과 스타일, 놀이 등은 순식간에 세계적인 유행이 됐다. 이처럼 높은 성장력과 부가가치 외에도 규모의 경제(Scale Merit)를 살릴 수 있다는 점, 역사·문화·관광·IT 등 다른 분야와 결합이 용이하다는 점, 굴뚝 없는 친환경 녹색산업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그래서 정부도 2010년대 중후반부터 지역의 콘텐츠산업 진흥에 발 벗고 나섰다. 제반 여건은 녹록지 않은 상황인 이런 와중에서도 부산은 영화와 게임, 광주는 애니메이션과 후반작업 인프라, 대구는 패션, 뮤지컬 등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경남도 뒤늦게나마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산업에 뛰어들었다. 아직 3년이 채 되지 않은 걸음마 단계지만, 경남에 거점을 두고 글로벌로 진출한 업체도 생겼고 전국구로 진출한 뮤지션도 등장했으며 웹툰 작가들도 체계적으로 양성되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야말로 중장기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경남의 콘텐츠산업 진흥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특히 경남은 해양, 내륙, 외국과의 끊임없는 교류와 접변을 통해 높은 문화적 역동성을 쌓아온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배양된 뛰어난 역사·문화·관광 자원 등을 지니고 있어 콘텐츠자산화할 수 있는 원천소스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를 바탕으로 특히 청년 일자리 마련을 통해 이들의 외부 유출을 막고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로 지역경제 및 커뮤니티에의 선순환을 기대한다면, 답은 콘텐츠산업에서 찾아야 한다.

    김영덕(경남문화예술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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