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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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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가을, 2000년 고도 김해에 가보자- 이종구(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22-10-03 19: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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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말 기준 김해지역 주요 관광지별 입장객 수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수로왕릉을 찾은 관광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로왕릉은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무덤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깊어가는 가을을 의미 있고 풍성하게 하는 행사가 잇따라 열려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우선, 지난 주말과 휴일 이곳에서는 3년 만에 ‘허왕후 신행길 축제’가 열려 오랜 팬데믹으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시간이 됐다. 코로나19로 2019년 이후 2년 동안 중단됐다가 재개된 이 축제는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현재 인도 아요디아 일대 추정) 공주 허황옥과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의 혼인을 기념하는 행사로서 수로왕릉과 수릉원 일대에서 개최됐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제결혼 커플인 수로왕과 허황옥의 결혼 이야기다 보니 행사 내용도 한국과 인도의 문화체험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수로왕릉 앞 광장에서는 인도 전통미술 ‘콜람(Kolam)’ 체험과 인도 전통음식 체험, 한국·인도 전통의상 체험 등이 진행됐다. 랑골리(Rangoli)로도 불리는 콜람은 가루를 사용해 집 마당이나 거실 바닥을 장식하는 인도 전통미술로, 화려한 색상과 기하학적 무늬를 통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로왕릉 내부에서는 허왕후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상영과 대규모 인도 전통 요가프로그램 체험이 진행됐다.

    수로왕릉 인근 봉황예술극장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 ‘우리 할머니는 허왕후’를 무료공연했으며 수릉원에서는 인도의 3대 축제 중 하나인 ‘홀리’에서 착안한 ‘문화다양성 컬러풀 홀리’가 열렸다.

    힌두교의 종교적인 축하 행사인 ‘홀리’는 카스트와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즐기는 축제로서, 국적과 인종 등에 구애받지 없고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 외에도 인도의 삶과 철학, 여행을 주제로 한 ‘작가와의 대화’, 간단한 인도어를 배워보는 인도외국어학당, 인도음식 배우기, 인도 전통 헤나 체험, 플리마켓 등이 운영돼 시선을 끌었다.

    이어, 오는 13~15일에는 수로왕릉과 대성동고분군 일대에서 2022년 김해문화재야행이 열릴 예정이서 시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김해에서 본 가야’를 주제로 펼쳐지는 올해 김해문화재야행은 ‘김해8야(夜)’ 즉, 야경(夜景)·야사(夜史)·야화(夜畵)·야설(夜說)·야로(夜路)·야식(夜食)·야시(夜市)·야숙(夜宿)이라는 소제목으로 김해만의 가치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수로왕릉 돌담길에는 김해를 표현한 지역작가의 드로잉을 바탕으로 청사초롱이 밝혀지고 왕릉 후원에는 지역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이 전시된다.

    아울러 수로왕릉에 커다란 달 형상의 조명 포토존이 설치되는 것은 물론 대성동고분군에서 수릉원으로 LED 풍선으로 이어진 길을 지나 소원등 터널을 통과해 수로왕릉으로 들어서면 가야복식을 입은 배우가 왕릉을 안내하는 환상적인 체험을 맛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김해오광대 탈놀이와 가야금 배우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수로왕릉과 가야왕들의 묘역인 대성동고분군, 그리고 수로왕릉과 대성동고분군 사이에 있는 숲인 수릉원에서 2000년 고도 김해와 수로왕과 허왕후의 국제결혼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어떨까.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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