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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7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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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국토관리사무소 70여개 터널 보수 ‘거대 뇌물 유착’ 비리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시설안전담당부서 범행 주도 소장 등도 가담
공무원 10명(공사감리 의제공무원 3명 포함)·업체 대표 등 55명 검거

  • 기사입력 : 2022-10-04 12: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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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영국토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공사업체 대표들 사이 70여개의 터널 유지보수 공사의 ‘거대 뇌물 유착 비리’가 적발돼 모두 55명이 검거됐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2020~2021년 진영국토관리사무소에서 발주한 터널 시설보수공사 관련 뇌물수수·배임 등 혐의로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소장 B씨 등 4명을 불구속해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공무원들의 지시를 받고 허위 준공조서를 작성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공사 감리(공무원 의제) 3명과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고 부실공사를 하는 등 뇌물공여·불법 하도급 위반 등 혐의로 공사업체 대표 등 45명을 검거했다.

    경남경찰청 전경./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 전경./경남경찰청/

    담당 과장인 A씨 등은 자신들이 발주하는 터널·시설 관리용역 계약 시 과다하게 공사비를 책정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낙찰을 받은 업체에게 특정 하도업체에 공사를 줄 것을 요구하며 공사를 하지 않고도 이득을 챙기게 했으며, 불법 하도급업체가 공사를 해 이득을 챙기게 하고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A씨가 현금과 골프채 등 뇌물로 1500만원을 받는 등 소장을 포함해 시설안전담당부서 소속 등 공무원 7명이 하도급업체 대표 등에게 1억2000만원 상당 뇌물을 요구하고 65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공공조달 입찰을 통해 낙찰업체가 선정되면 그 업체에서 30%가량 수수료를 챙긴 뒤 실제 공사는 하지 않고 공무원 유착 업체에게 불법 하도급을 주도록 하고, 하도급 업체는 70%가량의 공사대금을 갖고 공사를 한 뒤 나머지 일부를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공여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범행은 국가시설물 발주공사로 낙찰업체 선정과정은 문제가 없었지만 선정된 업체별로 범행 공모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 법인은 36개가 적발됐으며, 낙찰업체에서 대표 등 29명이 검거되고 불법 하도급업체도 대표 등 16명이 검거됐다. 이들의 범행으로 인해 지난 2년 여 사이 해당 사무소에서 발주한 73개 터널 34건의 소방설비·환풍설비 등 공사가 무면허 설계되는 등 부실관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에서 해당 부서 과장 등이 범행을 주도했지만 사무소의 소장도 범행에 일부 가담한 혐의가 드러났다. 감리들의 경우 공무원들의 지시에 따를 수 밖에 없고 잘 보여야 해서 범행에 가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A씨의 경우 한 낙찰 업체에 친동생 취업을 청탁해 실제 취업 청탁이 이뤄지기도 했으며, 낙찰업체 대표 등의 경우 자신들의 이익과 공사 편의를 대가로 범행에 공모해 거대 유착 범죄로 이어졌다. 이들 부서는 공사를 발주하고 직접 관리·감독도 다 수행해 고의로 준공검사를 지연시켜가며 범행을 저지른 정황도 적발됐다.

    경찰은 제대로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거나 부실공사 등으로 인해 총 2억6000만원 상당 국고가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무면허 설계를 통해 불법 하도급업체에게 유지보수공사를 맡긴 터널 중에는 올해 4월 차량 화재가 발생해 터널 주변 스프링클러 등 일부 시설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다른 터널의 경우도 실제 낙찰금액의 70%가량만 공사비로 쓰였기 때문에 안전 사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압수한 현금 등을 포함해 공무원들에게 제공된 일부 뇌물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또 불법하도급 근절을 위해 국가시설물 발주공사 관련해 법률적으로 낙찰자에 대해 일정한 장비를 소유한 업체만이 입찰할 수 있는 요건을 신설하고, 법률마다 제각각인 불법 하도급 업체 처벌 조항에 대해서도 미비 사항 등의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공공안전시설에 대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부정부패의 범죄행위는 반드시 처벌된다는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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