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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초격차’ 기술력 확보만이 우리가 살길- 김종욱(한국전기연구원 전략정책본부장)

  • 기사입력 : 2022-10-12 19: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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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간의 갈등이 ‘치킨게임’으로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가뜩이나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로 회자되는 ‘3고 경제’에 비상이 걸려있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퍼펙트스톰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살아가는 나라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는 우리나라 수출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핵심은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함은 물론 배터리와 광물의 일정비율 이상을 미국 내에서 조달하고 중국 등 제한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광물은 아예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말만 ‘인플레이션 감축법’이지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을 견제한 미국 중심의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배터리 소재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 특단의 조치 없이 현재 상태가 지속한다면 미주지역에서 국산 전기차가 설 자리는 없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조치가 비단 전기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향후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전략산업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여지가 남아 있어 치밀한 대책 마련이 요청된다.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분야에서 글로벌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TSMC와 삼성이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위한 주도권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누가 더 높은 수율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핵심기술 확보가 승부의 핵심으로 우리가 주도권을 잡는다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 속담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라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시각을 달리해 우수한 인적자원과 첨단기술력을 보유한 기술 강국임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내로라하는 주요 원전수출국을 따돌리고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다양한 성공요인이 있겠지만 우리의 첨단 원전기술력이 동인(動因)이 됐음은 분명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거진 EU국가들의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를 고려할 때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된 원자력발전은 신개념의 소형원전(SMR)과 더불어 글로벌 핵심전략산업으로 발전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또한 그동안 부단히 잠재력을 키워온 K방산의 성과도 눈부시다. K방산은 최근에 폴란드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약 24.6조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켜 올해 상반기 잔고가 작년 상반기 대비 약 9조원을 상회하는 42조6194억원으로 추산됐다. 그야말로 K방산의 기술력과 가성비의 결과다. 이런 추세라면 K방산이 세계 톱5에 진입하는 희망도 꿈 만은 아닌 듯싶다. 우리나라는 5G 등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세계 여러 나라가 안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때, 우리의 첨단방산기술에 AI 등 ICT기술을 접목한다면 K방산의 미래는 탄탄할 것이다. 작금은 온 세계가 혼돈의 카오스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미증유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긴 호흡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통찰이 필요하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결연한 의지로 신발 끈을 단단히 동여맬 때다.

    김종욱(한국전기연구원 전략정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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