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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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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AI 매각 계획 없다’는 수출입은행장 입장 환영

  • 기사입력 : 2022-10-20 19: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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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일부 언론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화그룹에 매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사천·진주 지역은 한동안 이 문제로 술렁였다. 이런 와중에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은 KAI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일단 안도감이 든다. 윤 행장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KAI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한 질의에 “(매각을) 진행한 사실이 전혀 없고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한 협상에도 KAI는 일절 논의된 바 없다”고 답했다. 최근 KDB산업은행이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발표한 뒤 수출입은행이 KAI 민영화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지역은 긴장했다. 그의 발언은 이런 걱정을 해소시켰다.

    KAI 민영화 이야기는 잊힐만하면 나왔다. 실제 지난 2013년과 2016년에도 KAI를 민영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한화그룹을 비롯해 현대차, 대한항공 등이 눈독을 들여 왔다. 명분은 세계적 항공 방산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노조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을 놓고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새 정부는 우주산업 활성화를 위해 사천에 항공우주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발사체 제작 역량을 갖춘 KAI가 중추적 역할을 맡을 수 있기에 지역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시점에 KAI 한화그룹 매각설이 나오는 건 어불성설이다.

    대우조선과 KAI는 처한 상황이 다르다. 대우조선은 신규투자를 유치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는 반면 KAI는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각국의 군비 증강 열풍에 ‘K방산’ 주문이 폭주 중이어서 민영화를 논할 시기도 아니다. 정부는 “KAI는 한국군 공중전력을 사실상 전담하는 전략 국책사업체로, 민간매각 시 적대적 M&A 등 국가안보 전략사업상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박대출 국회 기재위원장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KAI는 자주국방의 핵심이 될 공공 재산이기 때문에 국고를 투입해 키웠는데 민간에 매각되면 사기업이 과실을 독식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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