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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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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비거에 대한 논란 - 강진태 (진주본부장)

  • 기사입력 : 2022-10-27 20: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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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시가 임진왜란 때 진주성에서 사람이 타고 날랐다는 비거(飛車)를 관광 콘텐츠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거 이야기를 진주만의 특색있는 관광 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미 수년간 비거테마공원 조성 등의 사업이 진척돼 왔고, 상당 부분 이뤄져 되돌리기도 어렵다.

    국내 어느 지방이나 해당 지역에 존재하는 역사적 사실을 비롯해 전설이나 소설 등의 내용을 스토리텔링해 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흔한 일이다. 이 같은 사업이 지역 인지도나 관광 산업에 상당 부분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시의 비거 관광 콘텐츠 사업 시작 단계부터 지역의 일부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다.

    비거는 역사적 근거와 실체도 없고, 스토리텔링할 대상으로도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비거’로 관광 자원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역사의 도시인 진주의 역사 관광 자원이 될 수 없다는 논리로, 역사 문화의 도시 진주를 주요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시가 역사적 논란이 있는 비거에 대한 검증 없이 내세우는 것은 자랑스러운 진주의 역사를 희화화시키는 중대한 오류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헌에서 언급되는 비거 이야기의 관광 콘텐츠화는 항공우주도시를 지향하는 진주의 산업 정체성과 연관, 조화되는 콘텐츠로 진주성 관광자원, 유등전시·체험관, 비거 테마공원 등과 함께 남강변을 관광벨트로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추진 배경을 여러 차례 밝혔다.

    비거는 과거 역사의 이야기이므로, 시도 비거의 실제 존재 여부를 주장한 적이 없다.

    다만 신경준의 여암유고,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권덕규의 조선어문경위 등 여러 역사서, 교양도서, 개인문집 등에 비거 이야기가 있어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관광 콘텐츠화한다는 것이다.

    기자는 지금 시점에서 이 문제를 명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연 역사적 사실이 명확하지 않다고 그 이야기를 관광 자원화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참 궁금하다. 타 지역에는 이보다 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관광 자원화됐는데, 그곳에도 역사학자까지 나서서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보였는지 의문이다.

    그냥 지역에서 떠도는 전설같은 이야기를 관광 자원화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아닌가, 그래서 진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다면 되는 것이지, 고증이 없다고 안된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

    지금 시점에서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보면 좋겠다. 수년간 상당 부분 진척돼 있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만 할 것이 아닌 것 같다.

    강진태 (진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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