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열린포럼] 열정의 배터리를 다시 채우~GO- 이장원(㈜뚜벅투어 이사)

  • 기사입력 : 2022-10-31 19:26:09
  •   

  • 필자가 중국에서 돌아와서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한지도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다. 2006년 중국에 가기 전 잠시 머물렀던 한국 제1관광지라 불리는 제주도에 제대로 된 관광기념품이 하나 없이 모두 중국산이라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당시 한국화가이신 아버지의 작품을 디자인화해서 다포를 유통하는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전국 사찰에 많이 판매를 하고 있었던 것이 떠오르면서 ‘어쩌면 아트상품이 관광기념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잠시 잊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5년간의 중국 생활 속에 틈틈이 문화콘텐츠와 관광기념품 등에 더 관심을 갖고 꾸준하게 살펴보았고 그렇게 중국에서 3년째 되던 해에 왠지 ‘앞으로의 시대에는 문화예술밖에 없다’라는 이유 없는 확신이 머릿속에 들어와 자리를 잡아버렸다. 그러다 2010년 말에 귀국해서 한국화 작가였던 아버지의 작품을 콘텐츠화해서 제작한 아트상품을 유통과 전시를 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필자가 문화기획자로 들어서게 된 시작점이었다.

    그렇게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경남을 비롯해서 서울, 부산, 제주, 중국 등 곳곳을 누비며 참 많은 시도를 해봤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안 되는 일들을 참 많이 했고 미쳤다는 소리도 참 많이 들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모님이 그런 철없는 아들 때문에 즐거운 일도 조금은(?) 있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무 생각 없이 부모님을 무척 힘들게 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언제나 모든 일에 진심이었고 넘치는 열정 하나로 무조건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추진을 했는데, 사실 그 무모함으로 인해 안 해도 되는 시행착오와 뼈저린 경험을 너무 많이 했다. 다행히 요즘엔 많이 경험해서인지 가끔은 안 되는 일들을 미리 알고 피해 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필자만 그런 것인지 어느새 또 잊어버리고 다시 예전의 잘못을 반복할 때도 있다. 언제나 그렇듯 세상을 살면서 느끼면 느낄수록 세상은 내 맘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는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무의식 중에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늘 스스로를 살피고 또 살펴야 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근데 언제부터인가 늘 가득 차 있을 줄 알았던 열정의 배터리의 출력이 점점 줄어드니 의문이 든다. ‘혹시 그것은 열정의 배터리에도 유효기간과 한계용량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새 배터리가 다 닳아 버린 걸까?’ 분명 예전처럼 열정이 가득 차 있는 것 같은데도 도무지 예전만큼의 출력이 안 나온다. 예전에 선배들이 ‘옛날 같지 않다’는 말씀을 하실 때 속으로 ‘에이~ 그건 선배 열정이 부족해서 그렇지요!’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시간이 흘러 내가 직접 그런 상황을 직접 마주하게 되니 참 낯설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코로나로 인해 강제로 몇 년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과 놓친 부분들이 참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힘들어도 꼭 세상을 바꿀 것처럼 앞만보고 달려오며 열정을 쏟아냈던 시절이 더 행복했던 것 같다. 이제부터는 더 아끼며 소중히 써야겠다. 뭐 배터리 용량이 줄었다고 해도 아직 나의 열정배터리는 언제든 가득 채울 수 있고 인생3막의 시작을 하는 지금에 다시 가득 채운 열정의 배터리로 힘차게 시동을 걸고 다시 한번 꿈을 향해 신나게 달려볼 생각이다. 지금 당신은 어떤가요?

    다시 한번 잠들어버린 열정의 배터리에 시동을 걸고 두근두근 힘차게 달려보면 어떨까요?

    이장원(㈜뚜벅투어 이사)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