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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한국농업, 세계 농산물시장의 TSMC를 꿈꾸며- 이현도(농협창녕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22-11-20 18: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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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지난 8월 24일)는 한중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다. 1978년 덩샤오핑(鄧少平)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10여년이 지난 1992년 우리나라와 중국은 수교를 맺은 뒤 정치와 경제, 문화, 사회적 관계와 변화에 많은 교류를 해 왔다. 특히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플레이션 파고에 직면한 현실에서 농산물 교역 역시 그 파고에 비껴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한중수교 직후 비교 우위에 있던 우리 제품이 중국으로 쉽게 진출했지만, 중국은 값싼 농산물 위주로 한국시장으로 진입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중국 해관총서(수출입 통관업무 총괄기구) 자료에 의하면 2021년 기준 중국의 한국으로 농산물 수출실적은 53억달러로 홍콩, 일본, 미국, 베트남 다음으로 5위를 차지할 만큼 많은 농산물을 수출하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한국은 중국으로 2021년 기준 약 13억달러 수출에 불과하다. 해가 갈수록 중국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증가로 인한 문제점 하나는 대부분 1차 농산물의 경우, 양질의 농산물보다는 값싸고 낮은 품질의 농산물이 주류를 이룬다는 점이다. 이는 곧 수입농산물의 품질이 교역량과는 반비례해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문제는 20% 수준의 낮은 식량자급률, 전체 농업인의 1%에 해당하는 40대 이하의 젊은 농업인의 부재, 평균연령 67세의 농업인과 같은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가 중국으로부터의 농산물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인한 중국농산물의 시장잠식과 높은 의존도 그리고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각국의 식량 수출통제에서 비롯된 식량전쟁의 여파가 결국 우리의 식량안보에도 위협요인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G2 경제대국인 14억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인한 중국 내 중산층의 괄목할 만한 성장 증가세는 고급화, 차별화된 안전한 먹거리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부터 중국으로 수출되기 시작한 포도는 거봉, 캠벨얼리 품종이었으나 이미 중국에서 두 품종 모두 보편화됐다. 이로 인해 수출초기 효과가 미미했으나, 중국 포도보다 2~3배 비싼 고품질의 샤인머스캣으로 수출품목 변화를 통해 2020년엔 1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고품질의 특화된 농산물을 통해 쌀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국 농산물에 잠식돼가는 국내 농산물시장을 만회하기 위해 동남아 등에서 최근 딸기, 배와 같은 과일 수출로 ‘한국산=고품질’이라는 인식 하에 중국 내 고품질 농산물 시장에서의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가져볼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얼마 전, 모 방송사에서 봤던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업계 세계1위 대만의 TSMC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세계 최고 업체가 파트너체결을 원하는 삼성전자마저 추월해 세계1위가 된 TSMC도 1987년 설립 시 미약한 작은 회사였기 때문이다.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10여년이 지난 1992년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30년을 맞은 시기에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의 파고에 직면해 있다. 농산물 교역시장에서의 명암이 그동안 있었지만, 지금을 반환점으로 삼아 중국의 고품질 농산물시장 공략으로 중국을 넘어 ‘K컬쳐’, ‘K팝’처럼 세계 농산물시장에서의 TSMC가 되는 ‘K농산물’ 그날을 기대해 본다.

    이현도(농협창녕교육원 교수)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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