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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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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떨림증과 파킨슨병] 가만히 있어도 손이 덜덜… 수전증 아닙니다

수전증은 행동이나 자세 취할 때 손 떨리지만
파킨슨병 있으면 편안히 있을 때 손떨림 심해
도파민 부족으로 뇌 아래 뇌간 부분 손상돼 발병

  • 기사입력 : 2022-11-20 2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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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가 들면서 신체에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막기 어렵다. 대신 변화를 면밀히 살펴 적절한 치료를 하면 이후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손떨림증과 파킨슨병의 특징과 원인,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손떨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다. 지나친 음주로 인해 간질환이 있거나 신장질환에서 혈액 속의 유해 물질이 뇌에 들어가서 떨림이 생길 수 있고, 갑상선질환 또는 소뇌를 침범하는 질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가장 많은 원인은 흔히 ‘수전증’이라고 부르는 본태성 진전(essential tremor)이며, 가끔 파킨슨병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질환이 아닌 경우에도 손떨림증이 생길 수 있다. 많이 긴장하거나 에너지 드링크, 커피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너무 많이 복용하면 몸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데, 이러한 경우에 손이 떨릴 수 있으며, 일부 약물(소화제, 정신과 약물, 천식 치료제)을 복용해도 떨림이 있을 수 있다.

    ◇원인 파악이 중요한 손떨림증= 손떨림증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파킨슨병에서는 편안히 누워 있거나 팔을 내려놓고 쉬고 있을 때도 손의 떨림이 있다. 이를 안정시 진전(resting tremor)라고 한다. 주로 한 손에서만 떨림이 생기는 것도 특징적이다. 반대로 흔히 수전증이라고 하는 본태성 진전이나 그 외의 떨림증상은 팔을 내려놓고 쉬고 있을 때는 떨림이 없고, 글을 쓰거나 수저로 식사를 하는 등 어떤 행동이나 자세를 취하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는 자세성 진전(positional tremor)이라고 한다.

    즉,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증은 다른 질환과 달리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지는 반면, 다른 질환에 의한 손떨림증은 어떤 물건을 집거나 들 때, 가리키는 등의 자세를 취할 때 심해지는데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갑상선질환 등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를 진행하고, 이전의 약물 복용력도 확인해야 한다. MRI(뇌자기공명영상) 검사나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핵의학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뇌졸중을 의심하기도 하는데 일부 환자에서 일과성 뇌허혈 또는 소뇌부위 뇌졸중을 보일 수는 있으나 비교적 드물기 때문에 손떨림증은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른 병으로 인해서 일어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파킨슨병은 왜 생길까?=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이다. 뇌의 아래쪽 바닥 부분에는 흑질(substantia nigra)이라는 부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도파민(dopamine)이 분비된다. 이러한 흑질세포에서 나오는 도파민은 우리 몸에서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흑질세포가 서서히 사라져 몸에서 윤활유(도파민)가 부족해지면 몸이 안 움직이고 뻣뻣하게 굳어지는데 이를 파킨슨 증상(parkinsonism)이라고 한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세포가 사라져서 몸에 인슐린이 부족해 생기듯, 파킨슨병은 도파민 분비세포(흑질세포)가 사라져 몸에 도파민이 부족해 생기는 질병이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병은 아니며, 근처에 있다고 전염되는 병도 아니다. 현재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 요인 등이 서로 상호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이 있으면 치매로 발전하는지 묻는 환자들이 있는데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서로 다른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해마라고 부르는 뇌의 깊은 안쪽 부분의 조직과 함께 뇌의 전체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피질이 침범되는 데 반해, 파킨슨병은 주로 흑질이라고 하는 뇌 아래쪽 바닥의 뇌간 부분이 주로 손상된다. 그러나 두 가지 질병은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실제로 이러한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이며, 그다음이 파킨슨병이다.

    ◇약물치료와 운동으로 증상 완화= 파킨슨병은 근본적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많은 증상이 앞서 말한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므로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약이 많이 개발돼 있고, 적절하게 투여하면 파킨슨병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다. 파킨슨병 치료는 이러한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수술, 재활치료, 저강도 운동(low-intensity exercise)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이뤄진다.

    치료약은 다양하며 도파민을 만드는 재료인 레보도파(levodopa) 제제,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도파민 효현제(dopamine agonist), 도파민의 분해를 방해해 효과를 올리는 마오-B 효소 억제제(MAO-Binhibitor) 및 COMT 효소 억제제(COMT inhibitor), 항콜린제(anticholincergics) 등이 있다. 하지만 환자마다 필요로 하는 약물과 복용 방법, 투여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춰 처방된다.

    파킨슨병 환자가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은 딱히 없다. 적절한 과일과 채소가 포함된 음식은 변비를 포함한 파킨슨병의 여러 증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단백질이 파킨슨병에 나쁘다고 잘못 알려진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몇몇 특별한 경우에만 극히 한정된 것으로, 보통의 파킨슨병 환자들이 단백질 섭취를 피하거나 줄일 필요는 전혀 없다.

    ◇꾸준한 치료와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관리= 파킨슨병에 걸리면 오래 살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에는 파킨슨병이 환자의 수명을 단축했던 것도 사실이나, 최근 치료법의 발달로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은 파킨슨병 환자의 평균 수명은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큰 차이가 없다.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질환(chronic progressive disease)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서서히 진행되는 경험을 하게 되지만, 병을 무서워하지 말고 매일매일 충실히 약물치료와 운동, 일과 업무를 하면서 지내는 것이 치료와 예후에 모두 도움이 된다. 아직까지 완전한 파킨슨병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꾸준한 저강도 운동과 신체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카레 같은 일부 식품, 사과나 딸기 등 베리류의 과일이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가 있다.

    양영석 기자

    도움말= 양희준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11월호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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