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6월 13일 (목)
전체메뉴

슬램덩크에 빠져 추억 덩크슛

만화광 변호사의 90년대 추억은 방울방울
슬램덩크 광팬 자처한 신현목 변호사
최근 개봉 영화 ‘더 퍼스트…’ 보며 감동

  • 기사입력 : 2023-01-25 20:34:51
  •   
  •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1990년대 일본 만화 슬램덩크에서 경기 중 감독에게 질문한 강백호가 곧장 “전 지금입니다!!”라고 외친 장면은 지금도 최고의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0여년 전 강백호의 외침처럼, 영광적인 인기를 재차 누리고 있다.

    ‘열정’과 ‘청춘’이란 단어로 그려지는 슬램덩크가 오늘날 ‘추억’으로 재소환됐다.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던’ 그때 그 시절 추억은 방울방울 퍼져가고,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가 됐다. 학창시절 슬램덩크 만화책을 읽으며 열렬한 팬이 됐던 도민과 함께 만화카페를 방문해 1990년대 농구코트와 만화방에서 느꼈던 추억들을 되살려봤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에스엠지홀딩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에스엠지홀딩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에스엠지홀딩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에스엠지홀딩스/

    ◇농구 좋아하세요?= 주제가 슬램덩크니 첫 질문은 당연히 “농구 좋아하세요?”로 시작했다. 만화 속 여주인공 채소연으로 빙의해 묻자 신현목(38) 변호사는 웃으며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라고 답한다. 이 사람, 합격이다.

    신 변호사는 스스로를 슬램덩크 준덕후(적당한 팬)라고 수줍게 말한다. 그는 슬램덩크 전권, 슬램덩크 퍼즐, 강백호·서태웅 피규어 소유자다. “슬램덩크 책은 항상 가지고 싶었는데 2년 전 아내가 미개봉품을 선물로 줬습니다. 가장 큰 감동이었죠. 전집 3종류를 모두 모으는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신 변호사는 초등학교 6학년쯤 다니던 서예학원에서 슬램덩크를 처음 읽고 만화와 농구에 빠졌다. 그러나 만화처럼 농구부에 여학생들이 몰리는 경우는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저희 주변에는 강백호의 채소연, 송태섭의 이한나는 없었습니다. 저희는 결국 진정한 바스켓맨이 된 강백호처럼 농구만 사랑했습니다.”

    슬램덩크 속 정우성의 아빠 정광철처럼 아이와 1대 1 농구를 하는 로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신 변호사도 마찬가지였는데, 정작 아들은 농구 경기에 큰 재미를 못 느끼고 있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농구동호회에서 매주 주말 농구를 즐기고 있다.

    신현목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슬램덩크 전권./신현목 변호사/
    신현목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슬램덩크 전권./신현목 변호사/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에스엠지홀딩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에스엠지홀딩스/

    ◇명작의 향기는 숨길 수 없는 법= 만화책 슬램덩크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연재됐고, 그로부터 27년이 지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했다. 세상을 모르던 소년이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어른이 됐을 기간. 많은 사람이 슬램덩크를 잊지 못하는 이유를 신 변호사에게 묻자 슬램덩크 덕후처럼 명대사가 되돌아왔다. “명작의 향기는 숨길 수 없는 법. 슬램덩크를 접한 시간과 장소는 각기 달라도, 완결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만화의 영화를 100만명 넘게 본다는 것은 그때의 감동과 추억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달 초 아내와 아들과 함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화를 더빙판으로 봤다. 오랜 팬으로서 어릴 적 소중한 추억이 영화 때문에 깨지지 않을까란 걱정도 했었지만 관람 후에는 북산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저 좋았다고 한다. 만화책에서 언급이 부족했던 포인트 가드 포지션을 맡은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과 농구 경기를 담아낼 때 어색할 수 있는 대화를 과감하게 줄이면서 명장면을 몰입감 있게 담아낸 점을 높게 평가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만화를 보던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수험생 시절이 떠올라 아련했어요. 영화 중간중간 울음이 나기도 했는데, 그때의 추억과 느낌들이 저를 울렸다고 생각합니다.”

    신 변호사는 수많은 명장면 중 준결승전 산왕전에서 안 선생님이 부상에도 출전하려는 강백호를 말리자 강백호가 안 선생님에게 영광의 시대가 언제였는지 물어보면서 “난 지금입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을 최고라고 꼽는다. 그 장면을 찾아 달라는 부탁에 신 변호사는 능숙하게 마지막 권을 훑다가 오른손만으로 책을 잡고 왼손으로 페이지를 가리켰다.

    지난 19일 창원 상남동의 만화카페에서 신현목 변호사가 슬램덩크 최고 명장면으로 꼽은 강백호가 “난 지금입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19일 창원 상남동의 만화카페에서 신현목 변호사가 슬램덩크 최고 명장면으로 꼽은 강백호가 “난 지금입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을 가리키고 있다.

    신현목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슬램덩크 피규어./신현목 변호사/
    신현목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슬램덩크 피규어./신현목 변호사/
    신현목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슬램덩크 퍼즐./신현목 변호사/
    신현목 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슬램덩크 퍼즐./신현목 변호사/

    ◇그때 그 만화방 추억 속으로= 신현목 변호사는 농구광이자 만화광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방문한 만화카페에 비치된 만화책 대부분을 알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만화잡지를 학교에서 친구들과 나눠가며 읽었고, 고등학교 때 인근 만화방끼리 경쟁이 붙어 1000원에 하루 무제한으로 오랜 기간 이용했었던 적도 있다. 또한 고시 공부를 할 때에도 만화책을 보며 머리를 식혔다고 한다.

    그가 학창시절일 때만 해도 만화책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신 변호사는 만화책이 학업, 더 나아가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만화 자체로도 큰 감동과 교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만화책은 매체의 특성상 모든 이야기를 전하지 않기 때문에 읽으며 전후 이야기와 컷 사이사이를 상상하는 게 제법 즐거운 일입니다.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도 만화책은 좋은 휴식 거리이자 취미로 손색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슛'/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슛'/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드래곤볼'/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드래곤볼'/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몬스터'/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몬스터'/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H2'/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H2'/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용랑전'/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용랑전'/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열혈강호'/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열혈강호'/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베르세르크'/김용락 기자/
    신현목 변호사가 선정한 1990년대 베스트 만화책 '베르세르크'/김용락 기자/

    신 변호사는 만화카페를 돌며 그때 읽었던 재밌던 만화책들을 쭉 선정했다. 당시 슬램덩크보다 더 인기가 많았던 ‘드래곤볼(1984~1995)’부터 시작해 축구만화 ‘슛(1990~2003)’, 야구만화 ‘H2(1992~1999)’가 눈에 들어왔다. 이어 인간에 대한 고찰이 담긴 스릴러 만화 ‘몬스터(1994~2001)’와 지금도 연재가 이어지고 있는 ‘베르세르크(1989~)’, ‘더파이팅(1989~)’, ‘용랑전(1993~)’, ‘열혈강호(1994~)’ 등이 그의 손에 잡혔다. 이 중 BEST 3으로는 ‘드래곤볼’, ‘베르세르크’, ‘용랑전’을 꼽았다. 물론 그에게 0순위는 ‘슬램덩크(1990~1996)’다.

    “슬램덩크는 저에게 승리나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 삶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농구처럼 주변 동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같이 성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로서도, 힘든 사건이지만 북산이 그러하였던 것처럼 끈기 있게 노력하다 보면 보이지 않던 것을 찾게 되고 결국 승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답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에스엠지홀딩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에스엠지홀딩스/

    글·사진= 김용락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용락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